이완영 "박영선 3차청문 전 고영태·노승일 3차례 만나"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일명 '최순실 국정조사특위' 22일 제5차 청문회에서 야권과 새누리당 비박계가 이완영 의원의 여당 간사직 사퇴는 물론 위증모의 의혹이 동반 제기된 이만희 의원까지 싸잡아 위원회 제척을 요구하면서 두 의원에 대한 입막음을 시도해 혼란을 조장했다.

이에 지난 19일부터 위증논란에 휩싸인 이완영 의원은 이날 누명을 벗을 때까지 간사직을 내려놓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 야권에 역공을 취하면서 강대 강 대치가 이뤄졌다.

이완영 의원보다 이틀 앞서 위증교사 의혹이 제기된 이만희 의원까지 위증을 교사한 바 없다는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부장 진술이 나오면서 야권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위원들은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된 국조 청문회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두 의원의 위원회 활동 자체를 문제삼으며 '우병우·조여옥 청문회 물타기'라고 공세를 폈다.

김성태 특위 위원장(새누리당)은 10분 가까이 기다리다 청문회를 열면서 "많은 국민들이 이 건과 관련 명백한 진실을 알기 원하고 저 또한 그렇다"며 '국정조사 활동 중 위증교사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 의뢰 안건'을 상정,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새누리당 최교일 의원이 사임하고 백승주 의원이 보임된 사실도 공지했다.

   
▲ 일명 '최순실 국정조사특위' 22일 제5차 청문회에서 야권과 새누리당 비박계는 친박계 이완영 의원(사진)을 겨냥해 간사직을 사퇴할 것은 물론 위원회에서 제척돼야한다고 파상공세를 폈다./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이어진 각당 간사 발언에선 박범계 더민주 간사가 이완영 의원을 향해 "이 청문회장에 있어선 안 된다"며 제척을 요구했고, 김경진 국민의당 간사는 "이 시점에 전연 필요없다. 그 논란을 제기하는 분들은 국민들에게 박근혜 탄핵 본질을 호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입막음을 시도했다.

정의당 유일 위원인 윤소하 의원은 지난 14일 이완영 의원이 간사직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21일 새누리당 신임 원내지도부가 유임을 결정한 데 대해 "조직적인 방해"라며 말실수인 척 "이완용"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이들은 K스포츠재단 정동춘 이사장, 박헌영 전 과장, 노승일 전 부장 등 위증 교사 관련 핵심 인물들에 대한 참고인 채택 의결이 지난 20일 이뤄져 이날 출석한 것에도 '일방적'이었다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야권은 국민의당을 제외하고 지난 20일 위증 논란 진상 규명을 위해 열린 긴급 전체회의에 고의 불참해 위원 간 대질을 무산시킨 바 있다.

이에 이완영 의원은 전날 한 언론 보도를 들어 "박헌영 전 과장이 '고영태(전 더블루K 이사)가 위증을 해서 위증교사(논란)을 만들어냈다. 이완영한테 지시를 받은 적도, 사주를 받은 적도 없다. 이 내용을 통화한 기록까지도 밝히겠다'고 나왔다"며 "야당은 저를 자격이 없다는 등 호도하고 있다"고 반격에 나섰다.

또한 박영선 더민주 의원을 겨냥해 "제보에 따르면 12월 초, 8일, 12일 무려 12일엔 5시간 가량 위증 의혹을 받고 있는 고영태, 노승일과 은밀한 만남을 가졌다. A4 수십장의 녹취록이 왔다갔다 했다고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거짓 증언을 일삼는 증인들 의혹제기에 숨어서 동료 의원을 범죄행위라고 몰아서, 강건너 식당에서 은밀하게 만나는 건 로맨스고 국회의원이 당당하게 의정활동 한 건 불륜이냐. 왜 야당이 여당 의원에 대한 자격까지 논하는 건 결례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박영선 의원은 "미꾸라지 한마리가 강물을 흐린다"며 "이완영 의원 뒤에 뭔가 정보기관 사주 의혹이 있다. 또 정동춘 이사장과 사이에 어떤 딜(거래)이 있다"고 의혹 제기로 무마를 시도했다.

탈당을 앞둔 비박계 황영철 의원은 "더 이상 이완영 간사와 위증교사와 관련된 의원을 계속 국조특위 위원으로 한다는 건 국정농단 은폐와 국조농단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장제원 의원은 "저는 이완영 간사 진퇴여부와 무관하게 간사 교섭권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야권의 공세에 가담했다.

   
▲ 이완영 최순실 국조특위 새누리당 간사가 22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에게 자신의 위증 모의 논란에 핵심 연루자인 고영태·노승일 증인과 이달 초, 8일, 12일 만났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하자, 박 의원은 이 의원을 미꾸라지에 비유하며 위원회 제척을 압박하고 나섰다./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여야 대치로 청문회가 개의한 지 1시간 넘게 지난 시점에서야 질의가 시작됐다. 차례가 돌아온 이완영 의원은 야권을 겨냥 "위증교사 허위주장을 하고 있다"며 "제가 정동춘씨를 두번 만났고 박헌영씨는 만난 적도 없다. 저는 누굴 만나면 늘 메모하는 습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영태씨가 태블릿PC 충전기 연결 잭을 사오라고 일부러 말하라고 제가 얘기한 적이 있느냐"고, "태블릿PC를 고영태가 들고다닌 걸 봤다고 증언하라고 제가 지시를 했느냐"고 정씨와 박씨에게 순서대로 물었다.

두 참고인은 "들은 바 없다"고 부인했으며, '태블릿을 JTBC가 절도한 것으로 언론에 인터뷰를 하라고 했다고 제가 사주했느냐'는 질문에 정씨가 "없다", 박씨가 "언론에 인터뷰해보라고 얘기하신 건 들었지만 절도하라고 했다고 인터뷰하라는 건 없었다"고 위증 모의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

이완영 의원은 "저는 결백을 입증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인 뒤 "의혹을 날조한 다른 세력이 있다. 본 의원과 이만희 의원에게 들어온 제보가 있다"면서 "고씨가 13일 이완영이 위증교사를 할 거라고 예측을 하고 언론 인터뷰를 한다. 그리고 (이보다 앞서) 8일과, 12일 (고씨와 노승일씨를) 5시간을 만나고 수시로 통화하는 야당 의원이 있고 이후 (18일) 노씨와 중앙일보 간 인터뷰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위증교사라고 몰아세우며 사퇴를 운운하는 야당의 총공세까지, 저는 잘 짜여진 기획된 정치공작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박영선 의원 관련) 국정원을 운운하면서 더민주와 연결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특검에서 박영선·고영태·노승일을 함께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후 이만희 의원도 질의 순서가 오자 "(9일)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주요언론사 기자가 데려온 제보자를 기자와 비서관을 동석시키고 사무실 문까지 열어둔 상태에서 제보자를 만난 게 무슨 위증을 교사하거나 모인 자리였나 되묻고 싶다"라며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 정씨를 만난 건 이완영 의원의 요청으로 그의 사무실에서 동료의원들과 만난 게 전부"라고 소명했다.

이어 15일 4차 청문회에서 위증한 사실이 있는지, 자신을 만났거나 통화한 사실이 있는지, 정씨를 통해 위증을 지시를 전달한 사실이 있는지 연이어 캐물었고 "없다"는 일관된 답변을 받아냈다.

정씨에게도 '9일 이후 저를 단 한번이라도 만났느냐', '한마디라도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느냐', '제가 위증을 공모하거나 교사한 적이 있느냐'고 물어 "없다"는 답을 들었다.

이런 가운데 노씨는 박씨의 진술과 관련 "두 의원님이 정 이사장을 만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박 과장이 정씨가 '이완영 의원의 전화가 왔는데 태블릿은 절도로, 고씨가 태블릿을 갖고다녔다고 인터뷰해달라고 부탁받았다'더니 '미쳤어요. 제가 하겠어요?'라고 얘기하더라"라며 정씨와 반대되는 진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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