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에서 모바일로...IT기기 패러다임 변환을 보여주는 '사건'

   
 
네이버(NAVER)와 NHN엔터테인먼트로 분할 재상장한지 6달만에 시가총액 5위로 올라섰던 네이버가 또 다시 보름만에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시총 4위에 등극했다.

이제 네이버보다 시가총액이 앞선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전통적 제조업 최강자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굴뚝산업들을 제치고 시총 4위까지 오른 이 상황을 하나의 '사건'으로 보고 있다. 

수명이 짧은 인터넷 기반 기업이 20년 이상 생존한 것도 대단한데 글로벌 기업으로 급성장했고, 또 전통적인 PC 기반에서 모바일로 IT 기반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네이버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는 오전 10시29분 현재 전 거래일 보다 2.54%(2만1,000원) 오른 84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물론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대부분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와중에도 네이버의 기세는 등등하다.

사실 최근 보름사이 네이버의 주가 상승세는 무서울 정도다. 지난달 27일 4.21% 상승하며 시가총액 5위 자리에 등극하더니 보름이 지나지 않은 이달 5일에는 반도체 업체의 기린아 SK하이닉스마저 제치고 시가총액 4위자리에 등극했다.

네이버의 급등세는 '라인'을 잘 탔기 때문이다. 라인의 2월말 현재 가입자수가 3억7,000명에 달하고 매달 2,000명의 신규 가입자가 유입되고 있다. 덕분에 올해 매출도 1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라인의 투자 의향을 밝히면서 이제 일본은 물론 아시아 메신저 시장을 사실상 '접수'한 상태다.

여기에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밝게 하는 희소식이 미국에서 날아왔다. 페이스북이 모바일 메신저 업체인 왓츠앱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경쟁자의 등장으로 네이버가 주춤하는가 싶더니 시장은 오히려 그만큼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미래가 밝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네이버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네이버의 시총 4위 등극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회사측에서는 우선 탄생과 소멸이 빈번히 일어나는 IT업계에서 20년을 생존한 것도 대단한데 더구나 글로벌 대기업이 됐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네이버는 지난 6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지난 20년간 신생기업이 코스피 10위 안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라며 "지속 가능한 성장성을 기반으로 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더욱 의미있게 해석하고 있다. 이번 네이버의 시총 4위 등극은 바로 전통적 IT 패러다임이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전환기라는 점과 한국에도 소프트웨어 업체 최초로 글로벌 기업이 탄생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건'이라는 것이다.   

키움증권 안재민연구원은 "기존의 집전화가 사라지고 휴대폰으로 변화했듯이 최근 PC 시장도 모바일 비중이 점점 확대되는 모습인데 이러한 IT기기의 패러다임 변화를 네이버가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종금증권 김동희 연구원도 "네이버는 국내에서 검색 기반으로 성공했는데 이제 일본은 물론 아시아에서 라인의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드디어 로컬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쪽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인정받는 최초 사례"라고 해석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