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창당준비 선언에 2시간 만에 '대행체제 유지'방침 번복
인 목사, 현 경실련 공동대표…'한나라당 저승사자' 별칭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정우택 새누리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3일 "혁명적 수준의 새누리당 혁신을 통해 보수혁신과 절체절명의 과제를 이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인명진(70) 목사이자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모신다"고 밝혔다.

당일 오전 첫 원내대책회의에서 연내 비대위 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시사하며 권한대행 직속 당 혁신 TF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힌지 2시간이 채 안 된 시점에 돌연 비대위원장 선임 발표를 했다. 창당준비 및 원내교섭단체 구성까지 선언한 비박계의 집단 탈당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말한 뒤 "최단시간내 비대위 추인을 위한 전국위를 소집하겠다"고 언급했다.

인명진 서울 갈릴리교회 원로목사는 지난 2006년 10월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의 '수해골프' '음주추태' 논란 당시 중앙윤리위원장을 맡았다. 논란이 일면 가차없이 윤리위에 회부시켜 징계를 단행해 '한나라당의 저승사자'라고도 불렸으며,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에 비판적인 '반(反)박' 인사로 알려져 있다.

같은해 국정감사에서 광주 6·15 남북공동선언 대축전 현장에서 북한 주체사상 홍보물이 돌아다닌 점을 지적하며 '광주 해방구' 발언을 한 김용갑 전 한나라당 의원을 징계하며 당 주류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이듬해 이명박·박근혜 후보 대선 경선과정에서 격렬한 폭로전을 벌인 양측 캠프를 모두 징계하기도 했다. 현재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인 목사는 2006년 우리 당 윤리위원장으로서 당의 윤리강령 강화를 통해 보수정당의 두 가지 축인 책임정치와 도덕성을 재정립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맡으신 바 있다"며 "강한 소신과 올곧은 신념을 바탕으로 새누리당을 완전히 혁신하고 당의 대통합을 이끌어 새로운 보수세력의 건설과 정권재창출의 굳건한 기반을 만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 연말 안에 비대위 출범을 목표로 인 목사와 비대위 구성과 활동에 관한 구체적 상의에 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 목사가 위원장직을 수락했으며 앞으로 비대위원 구성에 대해 전권을 부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비대위 구성 후 활동 권한에 대해선 "협의를 하고 그 분이 요구하는 걸 최대한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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