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을 주지 않는 대신 보통주보다 높은 배당률을 지급하는 주식인 우선주가 보통주가 박스권에 갇혀 힘을 쓰지 못하는 동안 '배당 수익'기대가 부각된 데 힘입어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10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시가총액 100위 중 우선주가 발행된 종목의 경우 올들어 이달 7일 현재까지 우선주가 보통주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초과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말 우선주 가격은 보통주의 52.85%에 그쳤으나 이달 7일 현재 56.81%까지 올랐다.

지난해 12월30일 종가와 지난 7일 종가를 비교했을 때 현대차 우선주 가격은 12만5,000원에서 13만5,500원으로 1만500원(8.4%) 상승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 주가가 23만6,500원에서 23만8,500원으로 2,000원(0.84%) 오르는 데 그친 데 비하면 8배 가까운 상승률이다.

삼성전자 우선주 역시 지난해 말 보통주의 72.56%였으나 지난 7일 79.83%까지 올랐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초 이후 137만2,000원에서 133만9,000원으로 3만3,000원(-2.4%) 떨어졌지만, 삼성전자 우선주의 경우 101만3,000원에서 106만9,000원으로 5만6,000원(5.5%) 올랐다.

   
▲ 우선주 투자 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투자 유의점에 주의해 투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뉴시스

이처럼 우선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저성장 기조로 보통주에 대한 주가 상승 기대감이 약화됐지만 우선주의 경우 높은 배당 때문에 비교적 높은 수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신영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저성장 속에서도 주가의 안정적인 흐름을 위해서는 구조조정 등을 통한 이익안정성 제고와 함께 투자자들을 위한 배당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국의 배당수익률은 점차 선진국 수준에 근접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선주 투자시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우선주 중에서도 현대차, 삼성전자 등 일부 우량 종목들만 두드러진 강세를 보이는 만큼 무조건적인 우선주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또 일부 상승폭이 큰 우선주의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어 투자 주의가 요구된다.

우리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우선주 중에서도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며 전체적으로는 상승 속도가 가파라지기보다는 쉬어가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LG, SK, GS, CJ 등 지주사 관련 우선주는 보통주와 비교하면 주가가 상당히 낮기 때문에 가격메리트가 여전히 높고, 해당 기업들의 자회사가 배당을 확대할 가능성도 높다"면서도 "연초 이후 우선주 상승률 상위 종목 중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경우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LS네트웍스우(연초 이후 189.5% 상승), 한솔아트원제지우(63.2%), 동양철관우(66%), SH 에너지화학우(59.6%), 사조대림우(57.7%), 한신공영우(56.1%), 대구백화우(52%), 동양2우B(44.7%), 벽산건설우(54%), 세우글로벌우(47.7%) 등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다.

이트레이드증권 양해정 연구원은 "우선주도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며 "보통주와 우선주간 괴리율이 크게 확대된 종목들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