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의 국정농단 의혹 전반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크리스마스 주말 중 핵심 참고인들을 줄소환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토요일인 24일 최순실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이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핵심 피의자들을 직접 불러 조사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24일 "기존 공소사실 이외에 확인할 부분이 있다"며 "뇌물죄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최씨를 뇌물수수 피의자로 입건하겠다는 방침으로, 특검이 박근혜 대통령을 제3자뇌물공여죄 혐의로 겨냥 중이라는 의미다.

김종 전 차관 소환은 최순실의 국정 농단 '주 무대'가 된 체육계의 비리 의혹 전반을 겨냥한 수사에 착수한 것이며, 최씨와 직접 접촉한 김 전 차관을 고리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직권남용 혐의 적용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간호장교였던 조여옥 대위가 24일 소환돼 이날 새벽 3시까지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조여옥 대위는 앞서 지난 22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박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 직원 10여명에게 항산화·비타민 성분으로 된 마늘주사·태반주사·감초주사 등을 처방한 적은 있지만, 미용 목적 시술이라는 의혹은 부인했다.

청문회에 앞선 언론 인터뷰에서 청와대 의무동(대통령 전담) 근무였다고 진술했다가, 청문회에 증인 출석한 뒤 관저와 떨어져 있는 의무실(직원 담당) 근무라고 정정해 진술하면서 야당 의원들은 위증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특검팀은 청와대 압수수색을 염두에 두고 조 대위를 상대로 청와대 관저 의무동과 의무실 구조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대적 진입보다는 마찰·갈등이 적은 특정 구역 위주의 '외과수술식'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청와대 외부에서 압수수색영장에 제시된 자료를 받는 방식이 아니라 직접 들어가 통상의 압수수색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특검은 이날 오후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에 연루된 피의자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도 처음으로 소환 조사한다.

정 전 비서관이 박 대통령과 최순실 간 '메신저' 역할을 하면서 국정농단에 직접 조력한 것으로 간주되는 만큼 그의 진술에 따라 특검 수사가 박 대통령 직접 조사로 진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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