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보수가치 실현" 다짐하면서도 경제민주화 재차 내걸어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29명이 27일 탈당과 동시에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새누리당을 망가뜨린 '친박패권주의'를 극복하고 진정한 보수정권의 재창출을 위해 새롭게 출발한다"며 다시금 '친박 밀어내기'를 명분으로 삼았다.

창당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정병국·주호영 의원과 김무성·유승민 의원 등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보수신당은 진정한 보수의 구심점이 되고, 질서있고 안정된 개혁을 위해 희망의 닻을 올린다"고 밝혔다.

정병국 창준위원장은 창당선언문 낭독을 통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사회 통합과 따뜻한 공동체 구현을 위한 국민적 열망을 담아 새롭게 깃발을 든다. 개혁보수신당은 진정한 보수가치를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제시된 4가지 '보수가치'는 ▲훌륭한 전통과 유산을 계승하고 잘못된 부분을 고칠 것 ▲사적인 이익추구보다 공적인 대의를 존중할 것 ▲개혁하고 변화하면서 국민의 일상을 지킬 것 ▲헌법에 명시된 민주공화국의 원리를 수호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를 중시할 것 등이다.

이밖에 경제민주화, 적극적 교육·복지·노동정책, 안보문제에 대한 '어설프고 감성적인' 접근 배격, 방산비리의 반역행위 수준 단죄, 법앞의 평등, 국민의 일상 하나하나를 꼼꼼히 챙길 것 등을 다짐했다.

   
▲ 사진=YTN뉴스 캡처


이들은 특히 친박계를 '패권세력'이라 지칭,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망각했고, 그 결과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면서 "대통령의 불통정치에 의해 저질러진 사상 최악의 헌법 유린과 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을 비호하며 국민 앞에 후안무치의 모습을 보였다"고 비난했다.

또한 "자신들의 기득권 연장을 위해 어느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았고 헌법수호를 위한 동료 국회의원의 노력을 배신과 패륜으로 매도하며 적반하장의 행태를 보였다"며 "국민으로부터 공분의 대상이 된 새누리당은 더 이상 공당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탈당파 '투톱'인 김무성·유승민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과정과 집권 이후 요직을 두루 거친 뒤 철저한 '반(反)박'으로 돌아선 데 대한 친박계의 비난을 '적반하장'이라고 치부한 셈이다.

아울러 "신당은 과거에만 매달리는 수구, 사회변화를 거부하는 반동, 국민을 외면하는 권위주의를 철저히 배격하겠다"며 "진정한 민주정당임을 선언하며 당내 민주주의부터 실천하겠다"고 새누리당을 싸잡아 수구·반동·권위주의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저희가 가는 길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가적 불행을 민주주의 발전과 국가혁신의 계기로 만드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라면서 "개혁보수신당은 진짜 보수의 길에 동참하는 모든 분과 손을 잡고 창조적 개혁을 통해 한국 정치의 새로운 장을 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당초 비박계에서 탈당을 결의한 의원은 35명으로 집계됐으나, '좌클릭이 개혁이라는 데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나경원 의원 등 일부가 보류 입장을 밝히면서 총 29명이 1차 탈당에 나섰다. 잔류 의원 일부는 내달 초 '2차 탈당'을 통해 합류할 예정이며, 내년 1월24일을 신당 창당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탈당 의원 명단(가나다순)이다. 강길부 권성동 김무성 김성태 김세연 김영우 김재경 김학용 박성중 박인숙 여상규 오신환 유승민 유의동 이군현 이은재 이종구 이진복 이학재 이혜훈 장제원 정병국 정양석 정운천 주호영 하태경 홍문표 홍일표 황영철. 탈당 시 의원직을 잃는 비례대표 김현아 의원의 경우 새누리당에 출당 조치를 요구하며 일단 잔류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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