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빅3’가 내년 수주 목표치 설정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조선경기 불황으로 수주 물량이 급감하고 있는데다 내년 시장 전망 역시 어둡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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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에도 올해처럼 극심한 수주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조선 3사의 내년도 수주목표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에도 올해처럼 극심한 수주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조선 3사의 내년도 수주목표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내년도 목표액을 올해와 비슷한 95억 달러 수준에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현대중공업은 올해 195억 달러의 목표치를 설정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수주한파가 극성을 부리면서 지난달 연간 수주목표액을 절반 이하로 낮췄다. 올해 11월말까지 현대중공업의 수주액은 총 71억 달러다.
대우조선은 62억 달러 수준에 그치거나 이보다 다소 낮게 잡을 전망이다. 대우조선은 당초 108억 달러 수주를 목표로 했다가 지난 6월 중순 62억 달러로 하향조정했다. 하향조정에도 불구하고 수주실적은 목표치에 턱없이 못 미치는 15억 5000만 달러에 머물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목표한 53억 달러보다 다소 상향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올해 수주할 것으로 예상됐던 프로젝트 계약들이 내년 초로 연기되면서 반영된 결과다. 삼성중공업 역시 수주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연초 125억 달러로 잡았던 수주목표치를 지난 5월 53억으로 재조정했다.
삼성중공업은 이탈리아 ENI사가 발주한 3조원 규모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하역‧저장설비(FLNG) 프로젝트를 내년에 최종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여기다 대규모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라슨에 따르면 극심한 수주난이 내년에도 이어지다 2018년에나 회복조짐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790척에 불과하다. 1996년~2015년 20년간 선박 발주 척수가 연 평균 2220척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내년 발주량은 평년의 3분의 1수준인 셈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보다는 수주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러 기관의 내년도 조선업황 전망이 조금씩 엇갈리고 있는 측면이 있지만, 사상 최악의 수주난을 겪은 올해보다는 수주실적이 나아질 것”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