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이나 차기 대통령 임기초 개헌해야…3년단축도 '유연한 생각'"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내달 중순쯤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지인들과 '박연차 뇌물 수수' '아들 특혜채용' 등 의혹에 대해 "터무니없다"는 입장과 함께 헌법 개정 의지를 재차 피력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새누리당 충북 지역의 경대수(증평군진천군음성군)·박덕흠(보은군옥천군영동군괴산군)·이종배(충주시) 의원은 지난 23일 미국을 방문해 반기문 사무총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이 같은 입장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종배 의원은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반 총장이 1987년에 만들어진 헌법은 현재와 맞지 않으니 개헌은 틀림없이 있어야 한다"는 의중을 거듭 드러냈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다만 권력구조 개편 방향에 대해 "전문가와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할 것"이라며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으며, 총선과 대선시기를 맞추기 위해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유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개헌 시기에 대해선 "대선 전에 시간이 없어 개헌을 못 한다면 차기 대통령 임기 초에 서둘러 결정하는 게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이 의원은 말했다. 

   
▲ 곧 임기를 마치고 내달 중순쯤 귀국 예정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사진)이 개헌에 대해 "틀림없이 있어야 한다"고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27일 전해졌다./사진=연합뉴스


반 총장은 또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과 아들의 특혜 채용 및 골프장 예약 등 혜택 의혹에 대해서도 "정말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고 경대수 의원이 밝혔다. 

반 총장은 특히 해당 의혹을 보도한 시사저널로부터 '박연차 23만 달러 수수' 보도에 앞서 관련 입장을 요구받아 해당 기사가 보도될 것임을 사전에 알았다고 한다.

반 총장은 지난 2005년 5월 응우옌 지 니엔 베트남 외교장관 일행을 환영하기 위한 공관만찬 당시 상황에 대해 박 전 회장이 공관에 늦게 도착한 탓에 "한 5분 정도 같이 있었고 바로 만찬을 하고 헤어졌다"고 설명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또 "처음 본 사람에게 20만달러를 받을 이유도 없고 돈을 받을 상황이 아니었다"면서 "1만 달러씩만 해도 (지폐묶음이) 20개인데 그걸 들고 와 전했다는 게 말도 안 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한다.

반 총장은 아들의 SK텔레콤 미국 뉴욕 사무소 특혜 채용과 회사 측으로부터 현지 골프장 예약 등의 혜택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내가 그런데 왜 관여를 하겠느냐"면서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한편 반 총장의 귀국 후 초반 일정엔 현충원·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부산 UN기념공원 방문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예방 일정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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