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보고 선택해달라…권한대행 끝나면 미래 위한 일 할것"
[미디어펜=한기호 기자]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7일 기존 검·인정 역사교과서 내용과 관련 "아이들에게 바른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며 "북한의 도발이 명백한데 그것을 교전이 있다, 전쟁이 났다, 그런 식으로 가르치면 안된다"고 북한 도발 관련 양비론적으로 서술에 대한 문제의식을 감추지 않았다.

비록 교육부가 여론의 압박에 못 이겨 중·고교 국정 역사교과서 교육현장 도입을 1년 유예하고, 그마저도 국·검정 혼용체계로 이행한다는 후퇴된 안을 내놨지만 좌편향 논란을 낳았던 역사교과서 개선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출입기자단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마지막까지 남은 게 6·25 전쟁의 책임에 관한 문제, 38선 부근에서 군사충돌이 있다가 전쟁이 났다는 것"이라며 "아이들한테 그런 식으로 가르쳐서는 주적이 누구냐고 하면 '미국이다'는 대답을 하게 되는데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국정교과서와 검정교과서를 혼용해 사용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국민이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며 "바른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 보시고 (어느쪽이 나은지를) 선택해달라"고 국정교과서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7일 서울 종로구 한 삼계탕집에서 출입기자단과 오찬을 가진 뒤, 중구 중부소방서를 방문해 소방공무원들을 격려하는 민생·안전 중시 행보를 보였다./사진=총리실 제공


국회와의 정국 수습 협의에 대해선 "김동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났을 때 '정부가 굴복해라'하면 이야기가 되겠냐고 했다"며 "협의가 될 수 있는 의제부터 풀어가면 좋을 것 같다. 국민의당도 비슷하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다가올 신년사 내용에 대해선 "희망 메시지가 있었으면 좋겠다. 국민들이 우리나라에 대해 자긍심 가질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메시지를 담을 생각"이라며 "장점을 보면 장점으로 크는 것이고 약점으로 보면 약점으로 망한다"고 과도한 비관론 확산을 경계했다.

새해 국정 주안점으론 안보와 경제·민생·안전 등을 꼽았다. 그는 "우선, 나라가 흔들리고 있으니까 안보를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안보를 심각하게 걱정해야 하는데 금년 들어 더 심각해져 권한대행의 첫 번째 미션을 안보로 둘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가 어려우니까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나는 경제 전문가가 아니라서 제일 먼저 한 게 경제콘트롤타워를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 유일호 경제부총리의 후임자 내정 문제를 정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권한대행은 일부 언론이 조장하는 '과잉 의전' 논란에 관해선 "그동안 경호 없이 살았다. 의전도 없이 살았다"며 "갑자기 국정의 컨트롤 타워가 유고가 되면 안 되니 경호를 하긴 한다. 우리 아내는 경호가 좀 있다"고 설명했다.

권한대행 이후 계획에 대해선 "공직으로 일할 수도 있지만, 공직에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해야할 일이 참 많다"며 "지금은 제 일에 전념하고 최선을 다하고, 끝나고 나면 미래를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대선 출마여부에 관한 질문엔 "그것은 제가 말씀드렸다"는 답변으로 갈음했다. 황 대행은 지난 20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이 '대통령 출마를 계획하거나 고려하고 있느냐'고 묻자 "전혀 없다"고 짧게 답한 바 있다.

한편 황 대행은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를 의식해 총리 공관이 아닌 삼계탕 식당을 오찬 장소로 잡았다.

그는 AI 확산과 관련 "일주일 내에 추세를 진정시키도록 해야 한다"며 "종식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고, 추세가 잡혀야 종식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군(軍)을 투입할 계획이냐는 질문엔 "군 동원은 아니다"라면서 "군은 나라를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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