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법치수호·탄핵기각 '송화영태' vs 대통령 하야·탄핵인용 '송박영신'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31일 서울 도심에선 촛불집회와 맞불집회로 민심이 양분됐다. 촛불시위대는 점차 동력이 떨어지는 한편 태극기로 민심을 표출한 맞불집회는 세(勢)결집이 확대되는등 탄핵 찬반을 놓고 대립 양상을 띠었다.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는 이날 중구 대한문 앞에서 '7차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촛불집회에 반대했다. 특히 촛불을 보내고 태극기를 맞아들인다는 뜻의 '송화영태'(送火迎太)를 내걸었다.

‘송화영태’에 걸맞게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상징하는 소품을 만들어 활용했다. 태극기를 망토처럼 목에 둘러매거나 아예 옷으로 만들어 입은 사람이 다수 눈에 띄었다.

청년층, 장년층 및 노년층 모두가 어우러진 태극기 맞불집회 참가자들은 '언론 검찰 쿠데타 국민은 이제서야 알았다', '탐관오리 국회의원 권력욕이 양심 없네', '태블릿PC 조작한 손석희를 즉각 구속하라' 등의 피켓을 들었다.

새누리당에서 유일하게 '탄핵 반대'를 외쳐온 김진태 의원은 집회에 참석해 "우리가 제대로 안 하면 이 시청 앞 광장에서 애국가를 부를 수도 태극기를 흔들 수도 없다"며 "곳곳이 지뢰밭이다. 그렇지만 내 한목숨 살겠다고 가만히 숨어 있어서 되겠나"라며 지속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다른 보수단체인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은 종로구 동아일보 사옥 앞에 모여 '탄핵반대 국민 대회'를 통해 박 대통령의 탄핵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 두 집회를 통틀어 주최 측 추산에 따르면 총 72만 5000여명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오후 4시부터 프라자호텔에서 행진을 시작했다. 

이날 집회는 특히 10~20대 참가자들이 자유발언에 나서 소신을 펴기도 했다.

휘문고에 재학 중이라는 한 고등학생은 발언자로 나서 "학교 교육은 '전교조'스럽고 언론은 나라를 망치는 데 일조하고 있다"며 "이렇게 주장하다보니 학교나 가족에게 욕을 먹고 세뱃돈도 못 받을 것 같지만 여기 모인 우리는 떳떳하다"고 역설했다.

   
▲ 31일 서울 도심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단체와 탄핵을 반대하는 단체가 곳곳에서 집회를 열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광화문 광장을 중심으로 자리잡은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박 대통령의 무조건적 즉각 하야와 헌법재판소의 조기 탄핵 인용을 촉구하기 위해 나섰다.

이들의 집회 주제는 송구영신에서 바꾼 '송박영신(送朴迎新)'으로, 박 대통령의 성을 넣어 '박 대통령을 보내버리고 새해를 맞겠다'는 분노 표출에 다름없었다.

주최측에 의하면 이날 오후 8시 기준 광화문 광장에는 약 80만 명이 모였다. 그러나 인파는 물리적으로최대 8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광화문 광장 일대를 벗어나지 못해 그에 훨씬 못 미치는 인원으로 추정된다.

헌법재판소 앞 100m 앞까지 다같이 행진한 이들은 오후 11시께 보신각 타종 행사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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