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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여의도 LG 입간판 / 미디어펜 사진 |
[미디어펜=김세헌기자]LG화학이 팜한농 인수에 이어 LG생명과학을 합병하면서 바이오 사업 확대를 본격화한 가운데 미래 먹거리로 함께 제시한 에너지, 물 사업과 어떤 시너지를 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합병은 LG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인 바이오 사업 육성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LG화학은 올해 에너지, 물, 바이오 등 3대 핵심 사업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육성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지난 1일 LG화학에 공식 합병된 LG생명과학은 LG화학 내에서 사업본부 체제로 운영된다.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LG생명과학 조직을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로 운영하기로 했다.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LG화학 최고경영자(CEO)인 박진수 부회장이 당분간 겸임하게 된다.
이번 개편에 따라 LG화학은 기초소재사업본부·전지사업본부·정보전자사업본부·생명과학사업본부 등 4개 사업본부와 재료사업부문 1개 부문 체제로 운영된다.
이와 관련해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사업구조를 지속해서 고도화하겠다"며 “그린·레드 바이오 사업의 핵심제품 경쟁력 강화와 성장전략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물, 화이트 바이오 사업은 시장, 고객, 경쟁 관점에서 신규 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해야겠다"며 "기존 사업에서는 고부가 제품을 확대하고 저수익 사업의 턴어라운드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의 '글로벌 트렌드 2030'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에너지는 50%, 물은 40%, 식량은 35% 등 큰 폭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이 역점을 두는 사업은 에너지 분야다.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와 고기능합성고무(SSBR) 등 친환경 차량용 소재, 기존 배터리의 기술적·이론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혁신전지, 열전소재 및 연료전지용 소재 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현재 충북 오창과 중국 난징, 미국 홀랜드 등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갖고 있는 LG화학은 유럽의 공장 건설 계획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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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 배터리 제품 / LG화학 제공 |
수처리 역삼투압(RO·Reverse Osmosis) 필터 사업의 확대도 주목된다. LG화학은 지난 2015년 9월 400억원을 투자해 충북 청주에 수처리 역삼투압 필터 전용공장을 완공했다. 같은해 10월에는 전세계 8개 해수담수화 프로젝트에 역삼투압 필터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에는 400억원을 들여 청주에 수처리 RO필터 2호라인을 완공했다.
지난 2015년 1조4000억원 규모였던 전세계 수처리 RO 필터 시장은 2018년에는 1조8000억원으로 연간 1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옥수수·콩 등 식물자원을 원료로 화학제품,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화이트 바이오', 신약개발·진단시약·줄기세포 등을 포함한 '레드 바이오', 생명공학을 응용해 기능성 소재와 식물종자 등을 만들어내는 '그린 바이오' 등에 집중적인 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LG화학이 에너지, 물, 바이오 등 3대 사업에 대한 회사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와 육성에 나설 것을 천명했지만 풀어야할 과제도 놓여있다.
새해 벽두부터 중국이 한국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제재를 가하면서 LG화학의 에너지 사업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중국공업화신식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신에너지 자동차 보조금 지급 차량 5차 목록'에 따르면 493개 차량 모델 가운데 한국업체인 LG화학과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은 없었다.
앞서 이들 업체는 지난해 6월 제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기준 인증에 신청했다가 탈락한 뒤 5차 심사에 대비해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5차 심사신청을 받지 않으면서 이 부분에서도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해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인 LG화학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 업체의 어려움은 가중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처가 자국 산업 보호란 목적 외에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등에 대한 견제의 의미를 담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정부가 잇따라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서 한국 업체들을 배제하면서 국내 업체들이 사실상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몰렸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처가 노리는 정책적 목표가 무엇이고 국내 업체들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지 아직 파악하기 어렵다"며 "다각도로 개정안의 배경과 파급 효과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