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재건축 예정 강남 아파트값이 채당 1억 원씩 떨어지고 있으나 집값하락을 지지할 수급과 투자심리 등 버팀목 재료가 마땅치 않아 당분간 하강국면이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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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3 대책 이후 청약률이 '반토막' 나면서 서울의 재고주택 시장의 가격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자료참조=KB국민은행. |
3일 국토부와 서울시, 관련 업계에 따르면 11·3 대책 발표 후 개포주공 1단지와 잠실주공 5단지, 압구정 현대5차 등 의 매매가가 1억원 안팎 하락했다.
호가는 약보합으로 전환됐으나 매기가 없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개포 주공 1단지는 지난해 4분기 1건에 그쳤다.압구정동과 대치 은마는 거래가 얼어붙었다.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현대와 한양 등 모두 16개 단지의 거래는 지난달 단 1건에 그쳤고 은마는 11월과 12월 거래가 전무했다.
개포 D부동산 중개사는 "개포 주공2 래미안 블레스티지와 3단지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분양권 프리미엄과 은마와 개포1단지의 실거래가의 흐름이 같은 궤를 걷고 있다"며"11·3대책 발표 이후 분양권 웃돈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재건축 예정 매매가도 동시에 하락세다"고 밝혔다.
그는 "은마 전용 84㎡의 지난 10월 매매가가 최고 14억2,000만원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추격 매수가 끝기면서 매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지난달 같은 형 평균 시세가 13억원을 넘으나 이는 연초에 비해 2억원 이상 크게 오른 것으로 강남 재건축의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추가 하락세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대치동 S부동산 중개사는 "사실 강남 재건축 분양과 매매시장은 단기 차익을 겨냥한 투자세력이 주도해왔다"며"청약과열 규제와 대출규제 강화, 탄핵정국으로 투자세력이 매물을 쏟아낼 경우 최근 1년 간 오른 폭 이상으로 하락폭이 커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개포 은마 아파트 매매가의 전저점은 2012년 7월로 전용 84㎡형의 실거래가가 각각 9억원대가 무너졌다. 지난달 평균 시세는 전저점보다는 5억원이 오른 셈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대책 이전 13억9000만원(11월 초)에 최고가 거래가 이뤄졌지만 대책 이후에는 약 8000만원이 저렴한 13억250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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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시세 추이/kb국민은행 |
개포주공 1단지의 경우 전용 42㎡는 대책 이전 실거래 최고가가 10억7000만원(9월)이었지만 지난달 평균 시세는 무려 1억2000만원이 떨어진 9억5000만원 수준이다.
강남3구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가격은 지난해 1월 기준 평균 3353만원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10월에는 3944만원으로 무려 600만원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지난 두달간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최근에는 3.3㎡당 3889만원으로 낮아졌다.
투자세력 의존형의 재건축과 재개발시장의 매매가 하락세는 청약경쟁률과도 궤를 함께 그리는 중이어서 주목된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대책 이전 분양한 '디에이치 아너힐즈'나 '신촌숲 아이파크'는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각각 100대 1, 7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대책 이후 분양한 '신촌 그랑자이'나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 단지는 각각 32대1, 12.3대 1의 수준에 머물렀다. 대우건설의 '연희파크 푸르지오'는 일부 주택형이 미달사태 겪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대책 이전 단지들의 전매제한이 속속 해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분양 당시 수억원에 달하던 분양권 '프리미엄'이 수천만원 가량 하락하면서 기존 재고주택 시장에 대한 가격심리도 위축시킨다는 것이다.
올해 개포주공을 재건축한 삼성물산의 '래미안 블레스티지'(3월 분양)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3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 당시 로얄층의 경우 1억~2억원의 분양권 프리미엄이 붙는 등 인기로 불법전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분양권 전매를 시도하는 청약자가 상당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오히려 수억원의 분양권 프리미엄은 실종됐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4월 전용 59㎡의 경우 10억2000만원(19층)에 거래되던 분양권은 지난 10월 10억3000만원(14층)에 거래되면서 프리미엄이 1000만원에 불과했다.
더욱이 내년부터는 금릴인상과 입주물량 폭탄, 정부의 대출규제 등 영향으로 분양시장은 물론 재고주택 구매도 쉽지 않아지는 만큼 부동산 시장 전반의 침체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문도 한국부동산박사회 회장은 "저성장에 금리인상, 공급과잉의 악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분양시장의 수요층이 갈수록 약화 중이다"며"내년 유명 브랜드에 유망단지라고 하더라도 미분양사태가 지속되는 등 악순환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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