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친박계 실세 서청원·최경환 의원이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정우택 원내대표로부터 자진 탈당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친박 5선 중진 정갑윤 의원이 4일 탈당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이날 중 본인이 직접 거취를 표명할 예정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두 의원 등 실세를 악성종양으로 비유하며 '핵'만 제거하겠다고 인적청산 최소화 방침을 세웠지만, 이정현 전 대표에 이어 정갑윤 의원이 탈당 의사를 밝히면서 당 위기도 함께 고조되는 모양새다.

이날 정 의원은 최근 주변에 "나는 오로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다"면서 "최순실 사태가 터지고 당에 위기가 찾아오면서 중진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탈당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현직 당 전국위원회 의장의 탈당 예고이기도 해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 등은 물론 탈당 압박을 가하는 인 비대위원장까지 양측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 의원은 또 "당에 대한 보수 진영의 지지가 떨어지고 분열되는 상황에서 누군가 나서지 않는다면 당은 소멸할 수도 있다"면서 "4·13 총선에서 공천도 가장 늦게 받았지만 당의 성공을 위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정 전 의장은 "당 위기를 빨리 수습하고 사회적으로 더 큰 문제인 조류인플루엔자(AI)나 초·중·고교 독감 사태 등을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으면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