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여성가족부가 '불법 적치'로 논란이 된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과 관련 설치·철거에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고 판단, 사실상 지방자치단체에 '공'을 넘겼다.
강은희 여가부 장관은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법적 테두리 내에서 관여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관련 시민단체와 지자체가 해결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강은희 장관은 "부산이 그렇게 무리하게 충돌할 필요가 있는지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며 "(시민)단체 입장과 국민 정서가 함께 가야 정리될 문제"라고 말했다.
부산 소녀상은 현재 도로법상 도로점용 허가를 받지 못한 '불법 노상 적치물'에 해당한다.
여가부는 지난 2011년 역시 도로 위에 세워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 대해선 종로구에 '설치에 협조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며 설치에 협조한 전례가 있다.
'다른 국가사업에 관계되는 것은 그 사업의 주무관청이 도로 관리청과 협의하거나 그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도로법 조항이 협조 요청의 근거였다.
이 조항의 협의·승인 주체는 2014년 법 개정에 따라 '사업의 주무관청'에서 '해당 사업을 시행하는 중앙행정기관의 장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 변경됐다.
2011년 12월 설치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의 경우 여가부가 위안부 관련 국가사업과 관계된다고 보고 종로구청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현행법에선 소녀상 설립의 주체가 아니면 개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한일 갈등을 촉발한 부산 소녀상은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가 세웠다. 이 단체는 지난달 28일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 도로에 소녀상을 기습설치했으나 4시간여 만에 소녀상은 경찰에 의해 철거됐다.
그러나 이후 동구청 홈페이지에 반일감정에 따른 "친일파"라는 비난이 쇄도하면서, 구청은 도로법에 의거해 설치해야한다는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재설치를 허용했다.
소녀상 사후 관리문제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는 가운데 부산시의회 정명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위안부 피해자에 관한 기념물 설치·관리를 시가 지원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준비한다고 나섰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