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의 주주총회에서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삼성생명은 14일 오전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종남 전 한국선물협회 회장과 박봉흠 SK가스 사외이사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이종남 이사는 증권감독원 부원장을, 박봉흠 이사는 기획예산처 장관과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을 역임한 정관계 인사다.

동부화재도 재무부 차관과 보험감독원 원장 등을 지낸 이수휴 KCT 사외이사와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 등을 역임한 박상용 법무법인 율촌 고문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롯데손해보험은 금감원 부원장과 보험개발원장을 거친 강영구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을 사외이사로 신규영입했다.

최근 금융감독원 등 정관계 인사가 금융사의 감사와 사외이사 등으로 재취업하는 관행이 각종 금융사고를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지만, 사외이사 선임을 감행한 것이다.

앞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13일 "동양증권이나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같은 대형 금융사고 뒤에는 대출비리에 눈을 감고, 분식회계 방법을 알려주는가 하면 감사 기밀문서까지 넘겨줬던 전·현직 금감원 간부가 배후에 있었다"며 "피감기관 재취업 관행을 근절해 전관예우에 따른 부실감사, 봐주기 감사 가능성을 원천 봉쇄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메리츠화재는 남재호 전 삼성화재 부사장은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고, 롯데손보는 김현수 롯데쇼핑 전무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했다.

김우진 LIG손보 부회장은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이사회 의장직과 부회장직을 모두 내려놓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