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급감으로 고사직전의 위기에 처해 있는 증권사들이 주주총회를 개최해 인수합병(M&A)이나 임원 보수 삭감으로 인한 비용 절감 등 시급한 현안을 무사히 처리했다.  

14일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12개 증권사가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을 연 증권사는 유진투자증권·골든브릿지투자증권·에이치엠씨투자증권·현대증권·동양증권·대신증권·우리투자증권·삼성증권·동부증권·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이트레이드증권 등이다.

   
▲ 여의도 증권가/뉴시스

대만 유안타증권의 인수가 확정된 동양증권은 이날 주총에서 매각 관련 안건을 처리했다.

동양증권은 주총을 통해 1500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해 대만 유안타증권에 배정하는 '신주 발행의 건'을 승인했다. 주당 2100원에 신주 7142만8571주가 발행되면 유안타증권은 동양증권 지분 50% 이상을 확보한다.

현대증권은 증권업계 불황 장기화에 따라 비용 절감을 위해 임원 보수한도를 축소하고 퇴직 위로금 제도를 폐지했다.

현대증권은 주총에서 임원 보수한도를 기존 70억원에서 40억원으로 축소하는 안건을 승인받았다. 또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개정'을 통해 임원이 퇴직할 때 퇴직금과 별도로 지급하던 위로금 제도를 폐지했다.

HMC투자증권의 경우 제갈걸 전(前) 대표의 후임으로 김흥제 사장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강성모 경영관리실장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아울러 이날 증권사 주총에서는 금융당국 출신 인사들이 대거 선임됐다. 현대증권은 정기승 전 금융감독원 증권감독국 국장을, 삼성증권은 송경철 금감원 부원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동부증권은 김진완 금융감독원 총무국 부국장을 재선임했다.

대신증권은 이날 주총에서 노동조합을 비롯한 일부 주주들이 경영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난항을 겪었다. 이날 오전 9시께 시작된 주총은 약 1시간40분동안 진행됐다. 대신증권 노조는 대주주인 이어룡 회장의 고배당을 문제삼으며, 최근 200평 규모의 강남구 삼성동 땅 매입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우리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키움증권 등은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의 건'·'이사 선임의 건' 등의 안건을 원안대로 처리했다.

한편 오는 21일에는 한화투자증권·메리츠종합금융증권·KTB투자증권·교보증권·SK증권 등이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