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안중근 의사 재판 ‘불법판결 의한 사형은 살인’

 
안중근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중국 만주 하얼빈 역에서 조선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했다. 이토 히로부미는 일본 제국주의에 의한 아시아 침략에 앞장서 조선에 을사조약을 강요하고 헤이그특사사건을 빌미로 고종을 강제로 퇴위시킨 인물이다.
 
   
▲ 사진출처=SBS 그것이 알고싶다
안중근 의사는 이후 재판을 통해 사형을 언도받은 뒤 이듬해인 1910년 3월 26일 순국했다.
 
1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104년 전 안중근 의사에게 사형을 선고한 불법 재판의 비밀을 파헤쳤다. 105년 전 10월 어느 날 아침, 세 발의 총성이 울렸다. 
 
총에 맞아 쓰러진 일본인 남자는 사망했고, 현장 체포된 ‘피의자’는 31세 한국인 안중근이었다. 피의자 안중근은 재판받은 지 일주일 만에 사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사형선고에 대해 “총체적인 불법재판이고, 사법살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일본 류코쿠(龍谷)대 법학과의 한 교수는 “불법재판소가 내린 판결은 불법 판결이라고 보면 되고  그 불법판결에 의거해 사형에 처했다는 건 살인”이라고 말했다.
 
사건 발생지인 하얼빈은 당시 중국 내 러시아 관할 지역이었다. 피의자 안중근은 한국인, 피해자는 일본인이었다. 러시아가 사건을 맡아 안중근 의사를 취조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러시아는 일본에 안중근을 인도했다. 그렇게 안중근은 일본 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했다. 이에 대해 안중근 의사는 “포로로 취급해 줄 것”을 요구했으며, 일본법으로 처벌받을 수 없다고 항변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취재 과정에서 일본 정부의 ‘극비’ 문서를 발견했다. 당시 일본 고위 관계자가 재판에 깊숙하게 개입했다. 문서에는 “흉도에 대한 처벌을 일본 제국형법에 의할 것인지 한국 형법에 의할 것인지 고민 중이다. 의견을 빨리 보내주기 바란다”며 “한국이 일본의 보호국이 된 결과 제국의 법권하에 있다. 당연히 일본 제국형법을 적용할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전보 34호(극비)에는 “안중근을 사형에 처할 것인가 아닌가는 중대한 문제라 희망사항이 있다면 되도록 속히 내시를 바란다”고 수록됐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또 일본의 전문가들과 함께 아베 신조 총리의 우익사상의 뿌리를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우익 DNA가 조슈 번(현 야마구치 현)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아베의 친부 아베 신타로,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 작은 외조부 사토 에이사쿠, 고조부 오오시마 요시마사까지 모두 조슈 번 출신이었다. 
 
오오시마 요시마사는 1894년 경복궁을 점령하고 청일 전쟁의 도화선이 됐던 인물이다. 이토 히로부미와 메이지 유신의 중심인물로 한국 병탄의 주역들 대부분이 조슈 번 출신이었다.
 
모든 배후에는 이들의 스승이자 조선을 정벌해야 한다는 ‘정한론’을 주장한 요시다 쇼인이 있었다. 조슈 번 출신 정치인들이 스승으로 모시며 아베가 제일 존경하는 인물 요시다 쇼인의 정체에 의문이 쏠렸다.
 
아베는 자신의 좌우명으로 ‘지성(최고의 진심)’을 꼽았다. 이는 요시다 쇼인과 이토 히로부미가 생전 강조했던 사상이었다. 아베가 꿈꾸는 신념은 곧 선대가 강조했던 뿌리, “일본이 아시아의 중심이다”에서 비롯됐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