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발 필리핀행 여객기, 회항 소동…'펑' 소리와 함께 엔진서 섬광

 
15일 밤 인천공항에서 이륙해 필리핀 보라카이로 향하던 필리핀 에어라인 소속의 여객기가 엔진 이상으로 회항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들에 따르면, 필리핀 에어라인 소속의 여객기(pr491)가 이날 밤 9시께 필리핀의 유명 휴양지인 보라카이를 향해 인천공항을 이륙했다.  
 
이 항공기는 인천 공항 출발  5분 여만에 오른쪽 날개 쪽 엔진에서 수차례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붉은 섬광이 튀었고, 기내에서는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며 삽시간에 위기감이 확산됐다.    
 
항공사측은 이에 따라 기내 방송을 통해 기체 결함으로 인한 인천공항 회항 사실을 알리고, 필리핀으로 향하던 기수를 돌려 다시 인천공항 활주로에 접근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바퀴가 기체 밖으로 내려오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이 연이어 발생하며 공항 착륙에 실패, 다시 날아올라 공항 주변에서 비행을 유지했다. 
 
이 항공기는 이후 거의 2시간 동안 4~5차례 착륙을 시도하다 인천공항을 이륙한지 2시간 여가 지난 밤 11시 35분께 가까스로 공항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인천공항측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앰뷸런스를 수 대 배치하는 등 한 때 대형 사고에 대한 우려가 한 때 고개를 들기도 했다. 
 
두 시간 여동안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공포의 비행을 경험한 승객들은 항공기가 무사히 착륙하자 눈물 범벅인 채로 환호와 함께 박수를 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항공기에 탑승한 한 여성 승객은 “마지막 착륙 시도에 앞서 승객들의 위치를 옮기고 일부 어린이들은 산소 마스크를 쓰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며 당시 아찔한 순간을 털어놓았다. 
 
이 승객은 이어 “항공사측이 별다른 위로의 말도 없이 면세품을 반납하라고 독촉해 승객들의 항의가 이어졌다”고 필리핀 항공측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엔진 이상으로 회항 소동을 빚은 필리핀 에어라인 소속의 항공기는 전날 미국에서 사고가 난 항공기와 같은 기종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