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취임 전 보좌 관두고 만난적 없어…'아니면 말고'식 카더라 잔뜩"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을 겨냥한 성적 비하, 사생활 추궁이 지속 제기된 데 대해 25일 "(제가) 여성 대통령이 아니면, 또 여성이 아니면 그런 비하를 받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여성비하라고 생각한다"고 작심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가진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 국회 전시회에 자신을 나체로 묘사·비하한 그림이 걸린 것, 일명 '세월호 7시간' 관련 밀회설·약물복용설·굿판설 등이 지속 제기된 것 등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같이 답변했다.

자신이 미혼이라는 점은 물론 잠재적인 여성비하 인식이 무분별한 의혹제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정 주필의 관측에도 "예"라고 동의했다. 특히 옛 보좌관 정윤회씨와의 밀회설에 대해 "아주 품격 떨어지는 얘기"라며 "답하는 것도 정말 민망스러운 일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 사진=정규재TV 영상 캡처

또한 "이전같으면 어떻게 '그런 얘기를 입에 담나. 사람 인격이 있는데'라고 할 얘기도 지금 막 하는 건 그만큼 무언가 잘못 돌아가고 있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정씨는 오래 전 (대통령에) 취임도 하기 전에 저를 돕던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게 됐는데 이후 만난 적이 없다"고 설명한 뒤 "사실에 근거하면 깨질 일들이 이렇게 자꾸 나오는 건 얼마나 많은 오해와 허구, 거짓말이 산더미같이 쌓였는지를 역으로 증명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여러 나라를 다녔는데 여성 대통령을 내지 못한 나라도 많다. 생각지도 못한 동북아에서, 자신들도 못한 여성 대통령을 한국이 낸 것에 많이 놀라워하고 평가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한 뒤 "이번에 여성비하에 난리도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런 것을 외국에서도 다 볼 것이 아닌가. 그럼 그동안 한국에 대해 가졌던 이미지가 많이 무너졌을 것이라 생각한다"고도 말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 사진=정규재TV 영상 캡처


이밖에 박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충분한 사실관계 검증 없이 확대되는 데 대해 "너무나 많은 허황된 얘기가 있고, 그 얘기가 진실이라면서 또 그걸 바탕으로 엄청난 허황된 얘기를 만들어 카더라 식으로 산더미같이 잔뜩 덮여있다"며 "나중에 사실이 아닌 걸로 밝혀지면 '아니면 말고' 하는 게 일상적인 사회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가 됐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그런 허구 속에서 오해를 받고 있는 게 속상하기도, 힘들기도 하지만 또 그것도 내 잘못이 아닌가 그렇게 받아들인다"며 "그런 와중에도 국민들께서 지지를 보내주고 응원해주시는 데 대해 제가 힘들지만 힘이 난다"고 했다. 

탄핵 원천 무효를 주장하는 '태극기 집회'에 대해선 "지금 촛불시위의 2배 넘는 정도로 정말 열성을 갖고 많은 분들이 참여하신다고 들었다"며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고 법치를 지켜야한다는 것 때문에 여러가지 고생도 무릅쓰고 이렇게 나오신다는 걸 생각할 때 가슴이 미어지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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