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금융환경 전략 마련 시급
[미디어펜=백지현 기자]신한금융과 우리‧IBK기업은행 등 금융권의 신임 수장들이 본격적인 ‘전열정비’에 나선다. 

불확실한 금융환경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과 ‘기술금융 열풍’에 대한 전략은 신임 수장들이 풀어야 할 ‘공통 과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등 금융환경이 급변하면서 이에 대한 전략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기본적인 경쟁력 제고와 영업력 강화 등은 물론 각 사마다 산적해 있는 현안들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 (왼쪽부터)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이광구 우리은행,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2020년까지 3년간 국내 최대 금융지주회사인 신한금융지주를 이끌어갈 조용병 회장 내정자는 ‘리딩금융’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한편 ‘글로벌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주력계열사인 신한은행이 7년 연속 리딩뱅크로 입지를 다지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해 왔지만, 국내 은행과 지주사들이 ‘리딩금융’ 자리 탈환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국내 1위 수성을 위한 전략이 시급하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현대증권 인수합병에 성공하면서 수년간 신한금융에 내줬던 리딩금융 재탈환에 나섰다. 우리은행도 16년 만에 민영화에 성공하면서 금융지주체제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으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결합한 KEB하나은행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차기 은행장 ‘세대교체’ 작업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당장 주목받고 있는 인물은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다. 조 내정자와 회장 후보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였던 위 사장은 전날 면접 과정에서 “조 행장이 회장이 되는 게 순리라 생각한다”며 갑작스레 사퇴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회장 대신 은행장을 염두에 둔 전략적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민영화된 우리은행 발전의 토대가 될 조직문화 구축은 첫 ‘민선 행장’으로 내정된 이광구 행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가장 시급한 문제로 언급되는 것은 ‘인사’와 ‘조직쇄신’이다. 우리은행은 외환위기 여파로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돼 출범했지만, 인사철 마다 두 은행 출신 간 치열한 파벌 경쟁을 벌여오면서 조직통합에 파열음을 내왔다.

향후 상업-한일은행 파(派)로 갈라진 조직을 통합할 묘수로 공정한 인사 시스템 구축과 성과주의 문화 정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지주사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낼지도 관심이다.

이 행장은 지난 25일 우리은행 이사회에서 차기 행장으로 내정된 직후 “캐피탈, F&I, 부동산관리회사 같은 작은 규모의 회사부터 인수합병(M&A)을 시작할 것”이라며 “보험·증권사 인수는 과점주주들과의 협력하면서 순차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8일 취임한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임기 중 달성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중소기업금융 강화’를 제시했다. 창업 지원을 강화하고 성장 단계별로 맞춤형 금융 지원을 통해 성장 사다리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수익성과 건전성 등 ‘기초체력 다지기’도 기업은행의 목표다. 김 행장은 지난해 12월 28일 취임사에서 “은행에 90% 이상 편중된 수익구조를 바꾸겠다”며 “해외이익 비중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비은행 부문 비중도 20%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