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론과 긴급 기자회견 "순수한 포부 인격살해 가까워"
[미디어펜=정광성 기자]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일 "일부 정치인들의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적 태도에 실망했고, 결국 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하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을 긴급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고 "귀국 후 3주간은 저의 몸과 마음을 바친 짧은 시간이었다"며 "그러나 저의 순수한 포부에 대해 인격살해에 가까운 음해로 인해 큰 상처만 남겼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정치교체와 국가 통합을 이루려고 했던 저의 순수한 뜻을 접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저 자신에게 혁혁한 질책을 하고 싶다"며 자책했다.

그는 "지난 1월12일 귀국한 후 여러 지방 도시 방문한 후 다양한 계층 국민들을 만나고 종교와 학계 및 정치 여러 지도자들을 만나 많은 얘기를 들었다"며 "그분들은 모두 오랫동안 잘못된 정치로 쌓여온 적폐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들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특히 반 전 총장은 "최순실 사건으로 대통령이 탄핵 당해 국가 리더십이 붕괴한 상황에서 이 난국 앞장서서 극복해야 될 정치지도자들은 국민들이 믿고 맡긴 의무를 저버린 채 목전의 좁은 이해관계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해 많은 분들이 개탄과 좌절감을 느꼈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반 전 총장은 "오늘의 결정으로 그동안 저를 지지해주신 많은 국민 여러분과 그간 저와 함께 달려온 여러분들 실망에 대해서 죄송하다. 그동안 제가 이루고자 했던 꿈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끝으로 "현재 안고 있는 문제들은 나 아니면 안된다는 '유아독존식' 태도 버려야 한다"며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 후세에 물려주기 위해선 각자 맡은 분야서 자기 할 수 있는 일들 묵묵히 해나가야 한다 생각한다"고 기존 정치권을 향해 쓴 소리를 했다.

   
▲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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