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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원재 자유기고가 |
여봐라, 저 죄인이 입을 열 때까지 매우 쳐라
최순실 게이트와 탄핵정국과 관련한 요즘 뉴스 보도를 보고 있노라면 이 나라의 민주주의 수준이 어디까지 추락했는지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최순실 게이트를 보도하는 언론들이 하나같이 재판관이라도 된 듯한 태도로 뉴스를 내보내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검찰에 용의자나 증인, 혹은 주요 참고인으로 소환이 되는 순간 죄인을 다루듯 달려든다. 특검의 언론플레이도 마찬가지다. 아직 아무 검찰조사도 받지 않은 인물에게 마이크를 들이대는 기자들이 범죄자 다그치듯 호통을 치는 모습을 보며, 네 죄를 네가 알렸다며 어서 죄를 고하라고 주리를 트는 조선시대의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그런 장면을 연일 틀면서 종편 방송에서는 전문가랍시고 몇몇 사람들을 모아 대담을 한다. 당연히 최순실과 그 외 다른 자들의 유죄를 예단하면서 저 죄인이 무슨 심리에서 저런 변명을 하는 것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종편 패널들은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듯한 태도로 자신의 머릿속 망상들을 늘어놓고, 사회자는 열심히 추임새를 넣는다.
종일 밝혀지는 특검 수사나 헌재 변론기일에서 주요 용의자들의 죄를 부정하는 알리바이 진술이 일치하면, '진술이 일치한다'라고 보도해야 할 것을 '미리 입맞춘 듯' 등의 워딩으로 뉴스 헤딩을 내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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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게이트의 끝은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다음 희생양은 당신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 해본 적 없나./사진=연합뉴스 |
죄의 여부는 재판을 하는 판사가 판단하는 것이다.
종편이나 일각에서 매일 언급하는 그 잘난 '국민의 뜻'이나 '민심'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요, 수준 낮은 기자들이 정할 문제도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조선시대 사또처럼 설쳐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특검과 헌재, 검찰과 언론은 없는 죄도 만들어서 심판할 기세다. 아니, 심판부터 하고서 죄를 만든다고 해야 정확하겠다. 이런 걸 두고 마녀사냥, 인민재판이라고 하는 거다.
최순실 게이트의 끝은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다음 희생양은 당신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 해본 적 없나. /우원재 자유기고가
[우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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