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의 관심사인 '소득공제 장기펀드(이하 소장펀드)'가 17일부터 전국의 은행, 증권사, 보험사 창구에서 일제히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날 30개 자산운용사가 44개의 소장펀드를 선보이면서 소장펀드 가입 조건, 절세 혜택에 대한 문의가 몰렸다. 하지만 '흥행 대박'이라고 할 만큼 판매 열기가 뜨겁지는 않았다.

'트러스톤 제갈공명 소득공제 증권투자신탁', '하이 적극성장 장기소득공제 증권자투자신탁' 등의 판매를 맡은 HMC투자증권의 서울 여의도 영업부에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쇄도했다.

소장펀드 가입을 위해 HMC투자증권을 찾은 한 여성 직장인은 "펀드에 가입하려고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소장펀드가 나왔다"며 "적금보다 이율이 좋고 안정적이라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소득공제가 된다는 점에서 가입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소장펀드 판매 창구인 은행들은 비교적 뜨뜻미지근한 분위기였다.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영업부의 경우 오후 1시30분까지 약 5명이 소장펀드에 대해 문의를 했을 뿐 가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영업부의 경우에도 오후 2시30분까지 가입 고객은 없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보통 신규 인기 상품이 나왔을 때와 비교했을 때 만큼 반응이 뜨겁지 않았다"며 "재형저축 출시 첫날에는 문의 및 가입 고객이 많았으나 소장펀드는 기대만큼 큰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은행의 여의도지점 관계자는 "소장펀드에 대해 상담한 고객은 없었고 일부 고객이 상품을 소개하는 팸플릿을 들고 갔다"며 "일반 상품과 달리 소득확인증명서 등 서류를 준비해 와야 한다는 점 때문에 판매 첫날 투자자들이 몰리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처럼 소장펀드의 판매 열기가 뜨겁지 않은 것은 신규 가입이 가능한 기간이 1년 넘게 남았고,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소장펀드 가입은 2015년 12월31일까지로 지금 당장 급하게 가입할 필요가 없다. 소득공제 혜택을 누리려면 최소 5년 이상 장기간 가입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또 소장펀드는 국내 주식에 40% 이상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서 현재 박스권에 갇혀 있는 국내 주식시장 상황은 가입을 망설이게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 및 중국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주식시장 흐름을 두고 보자는 관망 심리가 있는 것 같다"며 "소장펀드에 가입 가능한 고객들이 대부분 이미 재형저축 등 비슷한 상품에 가입해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증권투자 상품이기에 현재 장이 좋지 않아서 가입을 꺼리는 고객들도 있을 것이다. 10년 이상 계약기간(5년 이후 해지시 추징세액 없음)의 장기 투자라는 것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며 "소장펀드는 특별히 급하게 가입해야 하는 상품이 아니며, 재형저축 등에 비해 홍보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