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 어렵다는 생각에 힘에 부쳤다...국내 정치활동은 자제"
[미디어펜=정광성 기자]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일 "3주간 정치인을 만나보니까 그분들 생각이 모두 다르고 한 군데 끌어 모아 대통합을 이루는 게 어렵겠다고 생각했다"며 대선 불출마 선언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이날 반 전 총장은 서울 사당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개인의 다른 생각으로 인해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서 "시간을 소비하기엔 내가 상당히 힘에 부치고 시간은 제약이 있고 여러 가지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어 "31일 밤에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새벽에 일찍 일어나 (생각을) 다시 한 번 정리하고 초안을 혼자 잡아서 (불출마 소견서를) 썼다. 그걸 가슴에 품고 김숙 전 대사를 불러서 "여기 가감할 게 있으면 생각해보라"고 했다"면서 "1일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만나러 가기 직전 마지막으로 소견서 손질을 본 뒤에 가지고 갔다"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개헌협의체를 제안하고 다음날 불출마 선언을 한데 대해 "사람들은 일종의 우물 안에 개구리 같은 생각을 한다"며 "우물 안에서 하늘 보면 얼마나 보겠나. 그러나 내가 바깥에서 한국을 보면 너무 잘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정치 지도자들이 못 보고 있으면 이런 문제가 나온다. 계속 내정에 함몰 매몰돼 있는 것이다"면서 "(저는) 정당인도 아니고 정치 후보자도 아니고 전직 사무총장이란 비전이나 식견을 가지고 해보겠다고 한 것인데, 아직도 벽이 너무 높고 이해도가 낮다"고 덧붙였다.

특정 후보의 대선 지원 요청에 응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반 전 총장은 "그런 것이 일종의 정치활동인데 그런 정치활동은 국내에 있으면서는 자제하려고 한다"면서 "연설한다든지 학회에 간다든지 하는 면에서 국민의 통합과 화해를 도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 전 총장은 정치교체에 대해 "(앞으로) 정치인이 아닌 시민의 한 사람,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국내·국제적으로 기회 있을 때마다 대한민국 정치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건 계속 강조할 것이다"며 "비정치인으로 소박하게 옆에서 봤을 때 훨씬 더 (정치교체 필요성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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