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와 차별화 요구에 "건질건 건지고"…'창업자 중심化' 강조
與와 범보수 단일화 가능성 내비쳐…국민의당은 안철수만 선별 시사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반(反)박근혜' 대표주자로 바른정당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은 2일 '네거티브 규제 전환'을 창업 장려 정책의 일환으로 거론, 박근혜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 기조와 궤를 같이했다.

네거티브 방식은 '금지한 것 외의 모든 걸 허용한다'는 방향으로 행정규제의 대원칙을 전환하자는 것이다. 최근 새누리당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인제 전 최고위원이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4차 산업혁명과 창업 등을 화두로 먼저 거론한 바 있다.

창조경제 혁신센터를 '국가 공인 동물원'이라고 폄하한 야권 주자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와 달리 "취지는 좋았다"며 '건질 것은 건지고 개선하자'는 태도를 취했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은행권 창업지원센터인 '디캠프'를 방문해 창업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국내 창업 과정에서 밟아야 하는 각종 절차와 규제로 인한 법률자문과 유권해석 등에 소요되는 시간·비용과 같은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기자들과 만난 그는 "그림자규제를 (푸는 것이) 핵심인 듯하다. 창업자들의 공통된 이야기는 포지티브 규제를 네거티브 규제로 해달라는 것"이라며 "네거티브 방식은 어떤 행위를 원칙적으로 허용하면서 예외적인 경우 금지하는 것인데 규제를 대폭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사진=유승민 의원 페이스북


이어 "지난해 11월에도 이곳에 왔는데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조그마한 규제 바꾸는데 보면 기득권 저항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완화로 가려면 정치 지도자의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요일이나 월요일(5~6일) 혁신성장 공약을 발표하려고 하는데 창업이 핵심"이라며 "창업을 직접 하시는 분들께 들은 현장 애로사항을 충분히 담은 혁신성장 중에 창업 부분을 더 붙여서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앞서 유 의원은 간담회 도중 박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창조경제와의 차별화 방안을 묻는 질문에 "창조경제의 취지는 좋았다고 본다"며 "너무 무시하고 묵살하고 갈아엎을 생각을 하지 말고 다음 정부에서 건질 부분이 있으면 건져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좋은 창업회사가 있으면 시장에서 제 값을 주고 인수합병하는 역할을 해야 할 재벌 대기업이 인큐베이터부터 지원하는 자체가 할 일이 아니다"며 "창업 지역 거점별로 잘 지원하되, 창업이나 금융 투자·융자 쪽 하시는 분들, 대학과 연구소에 관심 많은 젊은이들이 주도하고 정부는 규제를 없애고 지원하는 역할에 국한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한편 유 의원은 새누리당과의 범(凡)보수 후보 단일화와 관련 "새누리당이 후보를 못 낼 것 같다"면서도 "제가 말하는 범보수 후보 단일화 안에는 새누리당이 후보를 낼 경우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기존의 '연대 불가' 방침을 철회했다.

야권의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등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국민의당의 경우 박지원 대표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분이지만 과거 대북송금사건 등 대북관, 안보관이 불안하다. 안철수 전 대표는 평소 안보는 보수고 경제는 민생 진보라고 말하고 있다"며 "제가 말하는 범보수 후보 단일화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선별적 단일화 시도 가능성을 내비쳤다.

불출마한 반기문 전 총장의 지지율의 많은 부분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로 옮아간 것에는 "저는 지금부터 대선 때까지 범보수 후보 지지도는 요동칠 것이라 본다"며 "조기 대선이 돼도 몇번의 결정적 고비가 올 것이다. 그런 것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확신과 신념을 갖고 끝까지 과감히 도전하겠다"고 완주 의지를 드러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