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카드 분할에 대한 금융당국의 승인이 또 다시 연기돼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통합작업은 내년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열리는 정례회의 안건에 '외환은행의 카드사업 분할 및 외환카드 신규사업 허가'와 관련한 안건을 상정하지 않는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말 이사회를 열고 외환은행 카드사업부를 분할하는 안건을 처리하면서, 올해 2월 당국의 승인을 받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나금융은 금융위의 승인을 얻은 후 3~4월께 인적분할과 분할등기 작업을 완료한 데 이어 7~8개월 간의 통합작업을 거쳐 연내에 '하나SK-외환카드'를 출범시킬 예정이었으나 이같은 일정이 어그러지게 됐다.

하나금융은 당초 지난 2월19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승인을 얻을 것으로 보고, 이튿날인 2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카드사업 분할계획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당국의 안건 상정 보류로 이를 연기했다.

이에 따라 3월 첫 금융위 정례회의 다음날인 지난 6일 임시주총을 계획했지만, 당국이 이를 또 미루면서 임시주총 역시 차기 정례회의 다음날인 20일로 늦춰졌다.

하지만 19일 금융위 안건에도 외환카드 분할과 관련한 안건이 상정되지 않으면서 통합작업은 다음달 이후에나 가능하게 됐다.

당초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승인과정이 어려워진 이유는 외환카드 분사로 인해 외환은행 고객의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금융당국이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보유출로 인해 금감원과 금융위 수장의 자리까지 바뀐다는 얘기가 나오는 시점에 정보유출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외환카드 분사를 승인하는데 상당한 부담을 가졌을 것"이라며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합병 과정은 하나금융이 생각하는 것보다 오래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금융은 외환카드 분사·합병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정보유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업무망과 외부 인터넷망을 별도로 분리하는 '망분리 사업'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