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핵무장·경제역동성 제고·2단계 개헌·유라시아 큰길 공약
황교안과 경선·범보수후보 단일화 의지 드러내…연정론에 "긍정적"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원유철(5선·평택갑)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가 6일 "강한 대한민국의 실현을 위해 강한 안보, 강한 경제, 강한 사회를 이뤄내겠다"며 19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통일은 경제'를 표방한 이인제 전 최고위원에 이어 당내 두 번째로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설 연휴 이후 첫 출마 선언이기도 해, 이 자리에서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불임정당이 아니라고) 약속드린대로 옥동자 한 사람이 탄생하는 순간"이라고, 정우택 원내대표도 "오늘을 기점으로 다산(多産) 체제로 들어가는데 1호 테이프를 끊었다"고 각각 추어올렸다.

원유철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정권교체도, 세대교체도, 시대교체도 살아남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이같이 선언했다.

원 전 원내대표는 5선 국회의원이자, 지난 19대 국회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를 잇따라 역임했다. 지난해 20대 총선 참패 직후 비박계 김무성 전 대표(현 바른정당 의원)가 직을 사퇴하고 '김희옥 혁신비대위'를 구성하기 전까지 대표 권한대행직을 수행했다.

   
▲ 원유철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가 6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강한 대한민국'을 기치로 19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사진=미디어펜


그는 특히 국회 국방위원장을 역임했을 때부터 북한 핵·탄도미사일에 대항하기 위한 '자체 핵무장론'을 역설해왔다. 북한의 제4차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사드 배치 논의조차 지지부진했던 2016년 2월, 원내대표로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자체 핵무장을 제안했다.

핵무장론자답게 대북 안보 문제와 관련 3불(不) 원칙에 입각한 '조건부 핵무장'을 제안했다. 3불이란 한국이 핵무장이 본 목적이 아니며(No Ambition), 주변국에 해를 주지 않고(No Harm), 핵에 집착하지 않고 북한 비핵화 시 즉각 포기한다는(No Addiction) 원칙이라고 원 전 원내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특히 엄중한 안보 위협 상황을 강조하며 "불확실한 안보관과 정체성을 가진 세력에게 국가 운명을 맡길 수는 없다"고 사실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을 겨냥했다.

이와 함께 "우리 경제의 잃어버린 역동성을 회복하는데 정책의 최우선 과제를 두겠다"며 ▲국가보육책임법 제정을 통한 여성·노령인구 경제활동참가율 제고 ▲720만 해외 동포 포용 강화 ▲대기업 불공정거래 개선과 과잉규제 철폐 병행 ▲중소기업 연구개발(R&D) 투자 장려 ▲창업 지원시스템 구축 ▲법정근로시간 준수 적용 강화 등을 공약했다.

   
▲ 원유철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가 6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강한 대한민국'을 기치로 19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사진=미디어펜


주요 화두 중 하나인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의 ICT인프라와 우수한 인재라는 자산을 기반으로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일자리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일자리가 변화하는 것"이라는 지론을 폈다. 청년일자리에 중점을 둬 '성장과 변화'를 장려하고 '안정된 빈곤'을 타파하겠다고 했다. 

또한 정치권 주요 의제인 개헌론에 대해 '대선 전 분권형 1차 개헌-대선 후 포괄적 2차 개헌'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대선 전 권력구조 원포인트 개헌이 무산될 경우, 대선주자들이 모두 '대선 직후 개헌'을 공약하고 선거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원 전 원내대표는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공약으로 '유라시아 큰 길(The Great Road of Eurasia)' 구상을 밝혔다. "북한을 통하지 않고 새로운 유라시아 실크로드를 열어갈 수 있다"고 열변했다.

구체적으로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의 끝인 블라디보스토크와 동해항을, 중국 횡단철도(TCR) 끝과 가까운 옌타이항을 황해안의 평택·당진항과 각각 열차페리(배에 기차를 싣고 이동하는 운송수단)로 잇고 동해항과 평당항을 잇는 철도를 부설한다는 계획이다.

   
▲ 원유철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가 6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강한 대한민국'을 기치로 19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사진=미디어펜


원 전 원내대표는 기자들과의 질의 답변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화두로 내건 연립정부론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말했으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 참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바른정당에서 유승민 의원이 제안한 범(凡)보수 후보단일화에 대해선 "바른정당의 이탈은 안타깝지만 보수정권의 재창출은 필요하다"며 "후보단일화로도 나아가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고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후보군 중 여권 1위로 떠오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관해서는 "인 위원장이 얼마 전 (설 이후) 깜짝 놀랄 후보가 나올 거라고 했는데, 원내 후보는 저고 원외 후보는 '황모씨'"라고 말해 도전 의사를 밝혔다.

한편 이날 대선 출정식에는 인 위원장과 정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명연 김석기 김선동 김순례 김정훈 김종석 박맹우 박명재 박완수 박찬우 송석준 유기준 유재중 이만희 이완영 이우현 이종명 이종배 이현재 임이자 조원진 조훈현 정유섭 추경호 홍문종 정종섭 신상진 박대출 백승주 나경원(무순)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이웃 지역구인 유의동(재선·평택을) 바른정당 의원도 자리에 함께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