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재심' / 영화 '재심' 스틸컷
[미디어펜=정재영 기자]배우 정우와 강하늘이 전반과 후반을 책임진다. 영화 '재심'(감독 김태윤)의 얘기다.

'재심'은 2000년 8월 10일 최 씨(당시 15세)가 익산시 약촌오거리에서 택시기사 유 모(당시 42세)씨와 시비 끝에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10년을 복역, 출소 후 항소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영화는 '전북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어 배우들의 연기가 더욱 중요하다. 자칫 실화의 주인공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김태윤 감독은 정우와 강하늘을 투입해 논란이 일어날 여지를 사전에 차단했다.

   
▲ 영화 '재심' / 영화 '재심' 스틸컷
정우는 영화 초반부터 주특기인 생활밀착형 연기를 펼치며 밝은 분위기로 극을 이끌어 나간다. 그는 극 중 변호사 박정우 역을 맡았다. 그는 사회의 정의를 구현하기 보다 돈을 벌기 위해 현우(강하늘)를 변호하려는 속물적인 인물이다.

정우는 이런 속물적인 면모를 언행으로 표현했다. 박정우라는 인물은 욕은 기본, 한 방을 노리다 고꾸라진 전직 검사지만 소위 '말빨'은 건재하다. 재기를 노리는 그의 눈에 띈 것은 현우. 박정우는 현우를 이용하려는 속물적인 모습을 드러내지만 정우가 쌓아온 친근한 이미지는 박정우라는 캐릭터를 밉지 않게 만들며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 영화 '재심' / 영화 '재심' 스틸컷
극 후반에는 강하늘이 묵직한 감정연기로 관객들을 휘어잡는다. 그는 무고한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 세상에 울분이 가득 찬 현우의 속내를 섬세한 연기력으로 표출해내며 관객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강하늘은 자신의 통찰력으로 현우가 가진 분노와 체념, 희망과 절망을 꿰뚫으며 감정을 밀도있게 전달했다.

이런 강하늘의 연기는 김태윤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김태윤 감독은 20대인 강하늘의 착한 이미지 속에서 알 수 없는 오묘함을 발견했고 이는 곧 '강하늘을 위한 현우'라는 결과로 되돌아왔다.

정우와 강하늘은 연장전을 통해 또 다른 감정선을 연기해 관객들의 눈길을 모았다. 박정우는 현우의 아픔에 공감하며 가슴 속 뜨거운 정의감에 진정한 변호사로 성장했고 현우는 포기하지 않고 사람답게 살고 싶은 진심을 꺼내보이며 희망을 얘기한다. 두 사람이 한 곳을 바라보기 시작했을 때, 영화는 감정의 최고조에 도달했다.

'재심'은 김태윤 감독의 영리한 캐스팅이 빛을 발하는 영화다. 정우와 강하늘은 그의 선택이 옳았음을 명확하게 증명하고 있다. 오는 15일 관객들의 기대를 만족시킬 정우와 강하늘의 연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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