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黃대행 국정전념…출마 가정해 각오 얘기할 수 없다"
윤후덕, 유일호에 '총리 사퇴시 직함' 물어…답변에 장내 웃음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국회가 9일 실시한 경제분야 대(對)정부질문에서 야당은 정부측 최고 상급자로 출석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 여부를 거듭 따져물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후 황교안 권한대행 출마'를 가정해 유일호 경제부총리에게 주어지는 직함을 두고 '웃음거리'로 삼기도 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오후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총리가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권한대행이 국정에 전념하는 것으로 안다. 공식적으로 어떤 입장도 피력하지 않고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이 진행 중인 모습./사진=미디어펜


윤후덕 의원이 '총리가 사퇴하면 부총리가 책임지냐? 직함이 뭐냐'고 거듭 묻자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직무대행에 제 직함(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자 본회의장에 앉아 있던 의원들로부터 웃음이 터져 나왔고, 윤 의원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상황이 유일호 장관에게 맡겨질 것 같다. 마음의 준비나 각오가 서냐"고 질문했다.

유 부총리는 "저희로서는 권한대행이 아직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상황을 가정해 각오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힘드냐'는 물음에는 "지금 경제 상황을 살피는 일도 많은 부담이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더민주는 지난 7일 출마 여부 발표의 '적당한 때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황 대행을 겨냥해 "국민들께선 황 대행에 별 관심이 없다. 우리 당으로서도 황 대행의 출마는 오히려 호재"라고 박경미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깎아내렸다.

이후 비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하라고 황 대행을 압박해온 가운데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내일(10일) 출석하지 않는다면 대정부질문을 하지 않기로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합의했다"며 출석을 종용했다.

그러면서 당일 황 대행의 공석 중에 당내 첫 질의자인 윤 의원이 나서 유 부총리에게 황 대행의 출마 여부부터 캐묻는 모순된 행동을 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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