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문제 꼬투리에 "비위면탈여부 봐야…불가능한 집안서 태어났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국회 출석을 종용, 관철시킨 야권은 10일 대정부질문에서 '대통령 선거 출마여부에 확답하라'는 국정현안과 거리가 먼 질문공세로 일관했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이에 "저는 오로지 어려운 국정을 책임지는 일밖에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는 취지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총리는 대통령에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 '보수야당' 바른정당의 황영철 의원은 "언젠가 때가 되면 말씀하시겠다고 했는데 언제냐"고 물었다.

황 의원은 지난달 23일 황 대행의 신년 기자회견 내용 중 '전국 읍면동 복지 허브화' 등 정책 발표를 지적하며 대통령 권한대행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추궁했고, 황 권한대행은 "뭘 가지고 그렇게 말씀하시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어떻게 총리 권한을 넘는가. 제가 총리를 1년 이상 해왔고, 그때까지 해온 일"이라고 맞받았다.

황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과 국정공백을 주도한 야권의 일원이면서도, 황 대행의 대선 출마가 심각한 불안을 초래한다면서 압박하기도 했다.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 비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있다./사진=미디어펜


황 대행은 "저는 지금도 공직 신분이고, 오로지 국정에 전념하게 해주시기 바란다"며 "공무원들과 함께 국정을 바르게 끌어가는데 최선을 다하도록 국회에서도 협조해달라"고 뼈있는 당부를 남겼다.

하지만 이후 안민석 더민주 의원이 "출마 하실 거예요 안하실 거예요"라고 거듭 물으며 "국민들이 우습냐"거나 "국민들은 출마 의사가 있는지 아닌지 딱 한가지를 원한다"고 답변을 종용했다.

황 대행은 "국민들께서는 제게 지금 권한대행으로서 어려운 국정을 풀어가라는 과제를 주셨고 그걸 요구하신다"며 "잘 하겠다"고 받아 넘겼다.

황 대행의 출마를 사실로 가정하고 황 대행의 병역문제로 '꼬투리'를 잡는 일도 있었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이명박 정권은 병역 면제정권이라는 비아냥이 있었다"며 황 대행의 병역면제 사실을 에둘러 비난했다. 당적 없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운찬 전 국무총리, 김황식 전 총리도 거론했다.

이에 황 대행은 "(이명박 정부 관계자들이 아니라) 제 얘기를 하시려면 바로 말씀하시라"고 치고 나온 뒤 "제가 안 간게 아니고 (담마진 때문에) 못 갔다. 아파서 못 간게 죄라고 하시면 정말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군대에) 못 간 부분에 대해 부담감을 갖고 좀 더 사회에 헌신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 걱정하는 대상이 되는 일(고의 병역 면탈)을 할 수도 없는 집안에서 제가 태어났다"며 "(단순히 면제가 아니라) 비위로 군대를 면탈했는지를 봐야 한다. 아파서 도저히 안 된다는데 군대 가서 죽어라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과거 수십년 전에는 병력 자원이 많아 현역 입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보수정권과 보수정치인이 국가안보를 소중히 한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고 몰아세웠다.

그러면서도 "군대를 가고싶은데 아파서 못갔다는 것에 대해 납득하는 사람은 별로 많지않다"며 "총리가 대선에 도전하시든 말든 본인 판단이지만 어느 보수정당, 보수후보라면 이런 국민적 정서가 있다"고 비꼬았다.

이명박 정부 주요 공직자들 사례를 들어 '보수진영이 병역은 물론 안보와 거리가 멀다'고 주장하면서도, 황 대행에게 '보수 후보로서 출마하려면 병역 면제가 문제가 될 것'이라는 압박을 가해 모순된 주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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