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국내에서 사상 처음 O형과 A형 구제역이 동시 발생하자 정부가 추진했던 백신 긴급수입이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14일 이후 구제역 의심사례가 추가로 발생하지 않는 등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렇지 않았을 경우 필요한 추가 물량 즉각 확보에 실패해 '속수무책'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경기 연천 젖소농가에서 A형 구제역이 발생한 지난 8일 영국 메리알사(社)에 A형에 효과가 있는 'O+A형' 백신을 긴급 수입하겠다는 요청을 보냈으나 지금까지 회신을 받지 못했다.
메리알 한국지사뿐 아니라 본사가 있는 프랑스 주재 대사관을 통해서도 백신 확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 재고 여부나 물량 추가 배정 등에 대한 답변이 없다고 농식품부 관계자는 전했다.
그동안 정부와 주로 거래해온 메리알뿐 아니라, 다양한 루트로 백신을 수입하기 위해 접촉 중인 중국이나 아르헨티나로부터도 별다른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 상황 변화가 없다면 결국 국내에 물량이 부족한 'O+A형' 백신이 추가로 들어오는 시기는 매년 정기 계약 물량을 수입하는 이달 말쯤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사전 계약에 따라 이달 말쯤 O+A형 백신 160만마리 분과 O형 백신 320만마리 분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의 긴급 수입 추진이 해프닝으로 끝날 공산이 커지면서, 우리나라가 전적으로 백신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백신 종속국' 우려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기위해서는 하루빨리 국산 구제역 백신이 개발, 생산돼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사업성 여부에 대한 긴 논란을 최근 마무리 짓고, 2020년까지 약 690억원의 예산을 들여 국산 백신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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