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발제…"'샤이 박근혜' 약 15%p 존재, 탄핵결과 주시"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여론조사전문업체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22일 "샤이(Shy)보수는 결론적으로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일련의 여론조사들이 보수층의 견해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도록 하는 변수들을 제시했다.

특히 조기 대선 여부를 결정지을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샤이보수가 수면 위로 대거 드러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택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 주최로 열린 '샤이 보수,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기울어진 운동장' 토론회에서 발제를 통해 "샤이보수는 (미국의) '샤이 트럼프' 현상 때부터 논란이 됐었고 요즘 여론조사가 완전 진보진영에 유리한 결과가 나와 그런 얘기들이 많은 것 같다"며 이같은 취지로 설명했다.

   
▲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유기준·이현재 의원 공동주최 '샤이 보수,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기울어진 운동장' 토론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일례로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9일 탄핵소추안 가결 전까지 또다른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실시한 조사에서 박 대통령 지지율이 5%로 마감된 반면 탄핵 반대 여론이 20%가량으로 나타난 점을 들었다.

그는 이에 따라 현 시점에서 소위 '샤이 박근혜'는 10~15%p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그럼에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해서 10~20%p가 얼음이 깨지고 물이 나오듯 나오더라도 큰 격차를 이겨낼 수 있는지는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2012년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실제 득표율은 51.6%였으나 최근 조사에서 박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밝힌 응답자는 37.3%에 불과한 반면, 대선 맞수였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찍었다고 응답한 사람이 실제 투표율(48%)보다 3.4%p 낮은 44.6%에 달하는 점을 짚었다.

약 14%p에 달하는 응답자가 숨거나 이탈한 셈이다. 이 대표는 "지금은 박 대통령을 찍었다는 사람들이 여론조사 응답을 안 해주거나, 모름·무응답으로 많이 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탄핵 인용여부와 대선시기, 탄핵이 인용된다면 박 대통령의 구속 여부, 대선 구도 등 앞으로의 정국변화에 따라 샤이 보수의 사이즈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여론조사업체별로 객관식·주관식 등 조사방법, '보통'의 척도 선택지 제공 여부 등 문항 제시 방식, 유·무선 및 남녀 성별 등 샘플링 방식, 유권자 성향별 가중치 부여 방식, 제휴 언론사의 정치적 성향 차이 등이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또 전화면접과 같이 육성으로 조사에 응해야 하는 경우 주변 상황에 따라 본심과 다른 답변을 할 수 있다거나, 한국갤럽과 같이 인지도가 높은 업체의 결과 발표가 대세를 형성해 유권자 선택에 영향을 주는 '밴드왜건 효과'가 존재한다고도 분석했다.

   
▲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유기준·이현재 의원 공동주최 '샤이 보수,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기울어진 운동장' 토론회에는 20여명의 한국당 의원들이 참관했다./사진=미디어펜


한편 이날 토론회는 한국당 유기준 의원과 이현재 정책위의장이 주최했으며 같은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심재철 국회부의장, 대선주자인 안상수 의원 등 원내 인사 20여 명이 참석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샤이 보수' 현상이 빚어진 데 대해 자성을 촉구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끌어내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전희경 한국당 의원은 진정한 보수가치 중심 정당을 지향, 여론을 맹종하는 게 아닌 설득시키기 위한 노력에 매진해야 한다고 당에 촉구했다.

반면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모든 것을 언론·여론 주도층 탓으로 돌리고 샤이 보수를 들먹이며 막연한 희망을 던져서는 안 된다"고, 장욱 여의도연구원 연구위원은 "샤이보수가 보수정당에 희망을 주는 긍정적 측면이 분명히 있지만, 일종의 '희망고문'이 될 수도 있다"고 낙관론을 경계할 것을 주문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