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운업계가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큰 위기를 맞을 전망이다.
2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때 세계 6위였던 한국 해운업 규모는 불과 3개월여 만에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한진해운이 모항으로 삼던 부산항은 물동량이 크게 줄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부산항은 전년보다 0.2% 감소한 1946만9000TEU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부산항은 2016년도 세계 주요 항만 컨테이너 처리 실적 순위에서 6위에 머물러 2014년 이후 5위 항만 자리를 되찾지 못했다.
한진해운 침몰의 반사 이익은 외국 선사들에 고스란히 돌아갔다는 평가가 나온 상태에서 국내 1위 선사 타이틀을 짊어진 현대상선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정부는 한진해운의 자산을 현대상선이 인수하도록 한 뒤 세계 5위의 해운사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애초 한진해운과 규모 차이가 큰 데다 장기불황 속에 지금도 경영정상화 과정을 밟는 단계여서 해운업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엔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글로벌 해운업계 재편이 한창인 상황에서 현대상선마저 무너지지 않으려면 정부가 마련한 6조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선대 규모를 키우고 영업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한진해운의 아시아∼미주 영업망과 인력을 넘겨받아 올 3월 출범 예정인 SM상선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컨테이너선 운영 경험이 없는 한계를 극복하고 한진해운의 오랜 노하우와 신뢰도를 십분 활용해 초기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것이 가장 큰 과제로 꼽히고 있다.
[미디어펜=김세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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