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재영 기자]배우 설경구는 강한 존재감을 가진 배우다. 그는 1996년 영화 '꽃잎'으로 데뷔한 이후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이 작품들 중 '공공의 적' 시리즈와 '감시자들'은 설경구의 강렬한 카리스마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영화다. 그는 '공공의 적' 시리즈에서 뜨거운 심장을 가진 열혈 형사 강철중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감시자들'에서는 동물적인 감각과 이성적인 면모를 갖춘 베테랑 감시 전문가 황반장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는 이번 작품 '루시드 드림'을 통해서 또 다른 카리스마를 발산할 예정이다. 설경구는 이 영화에서 최대호(고수)의 아들 최민우(김강훈)의 실종사건 담당 형사인 송방섭 역을 맡았다. 그는 기존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려진 고함치고 물건을 집어던지며 욕설을 내뱉는 형사와 다른 캐릭터다. 송방섭은 시종일관 차분한 톤을 유지하며 부드럽지만 존재감은 분명한 일명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송방섭은 3년째 진전을 보이지 않는 실종 사건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단서를 찾으려 노력하며 아픈 딸을 위해 다정한 면모까지 선보인다. 설경구가 가슴 따뜻하고 부드러운 남자 송방섭을 완벽하게 소화시킬 수 있을지 여부는 많은 영화 팬들의 관심사였다.

이에 대해 설경구는 '루시드 드림' 언론시사회에서 "고수의 호흡을 따라가며 그들의 연기를 잘 들으려고 노력했다"며 "나이를 먹으니 전과는 다르게 흐르는 대로 맡겨보자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하며 이번 역할을 위해 호흡게 강약 조절을 신경썼다고 밝혔다.

이런 그의 선택은 송방섭이라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앞서 김준성 감독은 "설경구씨가 주인공의 역할보다 방섭이라는 캐릭터에 굉장한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라며 "그것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싶어 해고 작품의 마지막까지 톤을 조절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해 설경구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렸다.

그가 그리는 형사 캐릭터는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어 신인 배우들이 참고하기에 좋다. 이런 상황에서 설경구는 '루시드 드림'에서 또 다른 매력의 형사 캐릭터를 추가하며 자신만의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기인생 25년. 그가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한 결과는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