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7에서 ‘5G 너머 새로운 세상’ 주제로 기조연설
속도‧연결‧용량과 함께 ‘지능화’로 차별화된 네트워크 강조
[미디어펜=조한진 기자]황창규 KT 회장이 전 세계 통신사업자들 앞에서 차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5G를 2019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 5G 시범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 KT는 5G 상용서비스를 위해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황 회장은 27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7)에서 ‘5G 너머 새로운 세상(New World Beyond 5G)’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이번 연설에서 황 회장은 “5G는 단순히 네트워크를 향상시키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세상을 가져올 것이다”며 “2019년에 KT는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 황창규 KT 회장이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 2017에서 '5G 너머 새로운 세상'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황 회장이 MWC의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것은 2015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MWC 2015 당시 황 회장은 ‘5G, 미래를 앞당기다(5G & Beyond, Accelerating the Future)’를 주제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황 회장과 KT는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기조연설 무대를 꾸몄다. 황 회장이 연단에 오르자 무대화면에는 봅슬레이 경기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싱크뷰’, 피겨스케이트의 아름다운 공연을 다양한 각도에서 즐길 수 있는 ‘타임슬라이스’ 등 2018년 평창에서 선보일 5G 기반의 첨단 서비스가 상영됐다. 

황 회장은 “평창에서 5G가 어떻게 생활을 극적으로 변화시킬 것인지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5G는 선수와 똑같은 시점으로 경기를 즐기고, 실제 선수와 같은 팀에서 뛰는 듯한 생생함을 전달하는 새로운 미디어 패러다임을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황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KT가 그동안 기울인 노력을 소개했다. 그는 "특히 글로벌 파트너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한 결과 지난해 ‘평창 5G’ 규격을 공개할 수 있었다"며 "이를 기반으로 ‘5G 퍼스트 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KT는 지난해 에릭슨과 공동으로 세계 최초 무선환경에서 25Gbps 속도로 5G 전송기술을 시연하는 등 5G 서비스를 위해 7차례 세계 최초 테스트 및 시연을 실시했다. 또 5G와 관련해 90여 건의 특허를 보유 및 출원한 상황이다.

   

‘지능화’로 차별화된 네트워크 

2년 전 기조연설에서 5G가 만들어낼 미래상을 제시한 황 회장은 이번에는 5G가 어떻게 새로운 세상을 만들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황 회장이 꼽은 핵심 키워드는 ‘지능화’다. 

MWC 2015에서 황 회장은 이전의 네트워크와 달리 5G는 속도뿐 아니라 연결성, 용량까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지능화까지 필요하다는 것이다.

5G는 속도만 중요시했던 이전 세대의 네트워크와 달리 빠른 속도, 끊김 없는 연결, 방대한 용량과 함께 ‘지능화’로 차별화된 네트워크다. 

황 회장은 KT가 보유한 서비스와 솔루션을 구체적 실례로 들어 네트워크 지능화의 차별성을 설명했다.

첫 번째로 제시한 지능화는 바로 ‘위치정보’다. 기존 GPS는 실외 10m, 실내 30m에 이를 정도로 오차 범위가 크다. 2D 지도에 기반해 위급상황에서 활용하는 데 제약이 있다. 이에 비해 KT의 ‘기가 3D 위치 탐지기’의 경우 오차 범위를 1m 이내로 줄였으며, 3D 위치정보를 제공해 대형 쇼핑몰과 같이 공공장소에서 화재나 미아가 발생했을 때 활용하면 효율적이다.

기가 3D 위치 탐지기는 육지뿐 아니라 바다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KT는 이 기술을 사물인터넷(IoT)과 결합해 해상 안전을 높이는데 사용하고 있다.

KT는 기가 3D 위치 탐지기와 초수평안테나배열시스템(OTHAD)을 적용한 구명조끼를 개발했다. 탐지 범위가 200km에 달해 해상 조난사고가 발생했을 때 구조자의 정확한 위치와 함께 심장박동 수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두 번째 지능화는 ‘네트워크 보안’이다. KT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휴대용 보안 플랫폼인 위즈스틱은 네트워크 기반의 보안 솔루션을 제공한다. 보안이 적용되지 않은 컴퓨터라도 위즈스틱만 꽂으면 네트워크상의 방대한 데이터와 지능형 라우팅을 통해 피싱, 해킹, 파밍 등을 방지해준다 

황 회장이 세 번째 지능화로 제시한 통제역량’은 5G 세상에서 필수적인 요소다. 전문가들의 예측과 같이 하늘에는 드론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도로마다 커넥티드카가 가득한 세상이 펼쳐졌을 때 제어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불행한 사고가 끊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5G 기반 지능형 네트워크 4차 산업혁명의 대동맥 

황 회장은 5G 네트워크에서 ‘지능화’가 중요한 이유는 기술 발전에 발맞춰 높아지는 위험요소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또한 위치‧보안‧제어 지능화는 5G 네트워크가 필요로 하는 지능화의 일부에 불과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5G 세상에서는 각종 기기를 포함한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막대한 정보, 즉 지금과 비교할 수 없는 빅데이터를 만들어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환경, 질병 등 인류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5G는 만물인터넷(IoE), 빅데이터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등과도 결합해 생활은 물론 산업의 패러다임까지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황 회장은 “5G 시대에는 네트워크와 IoE,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이 상호 결합하는 ‘지능형 네트워크’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5G 기반의 지능형 네트워크는 4차 산업혁명의 대동맥으로서 기존의 산업과 시장을 완전히 탈바꿈시킬 것이라는 시각이다. 

아울러 황 회장은 “5G는 지능형 네트워크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에너지 관리 플랫폼 ‘KT-MEG’과 로밍 정보에 기반한 ‘스마트 검역’을 제시했다. 

KT-MEG은 기후정보, 실내온도, 가스, 전기, 에너지 사용패턴 등 빅데이터를 토대로 에너지 비용을 절감해주는 솔루션이다. KT의 스마트에너지 사업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이 중요한 만큼 기존 에너지의 효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됐다. 

황 회장은 “지난해 의료시설, 호텔, 스포츠센터 등 국내 18곳의 다중이용시설에 KT-MEG을 적용한 결과 평균 61%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KT-MEG을 국내 에너지 사이트에 10%만 적용해도 원자력 발전소 8곳의 전력생산량에 맞먹는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지능형 네트워크는 감염병 확산 차단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무대화면에 3차원 그래픽 영상으로 제시한 ‘스마트 검역’은 로밍 빅데이터에 기반해 전 세계 감염병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KT의 노력이 담겨 있다.

   

5G 상용화…무한한 시장의 확장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는 올해 1월 발표한 ‘5G 경제: 5G 기술의 세계 경제 기여’ 보고서에서 2035년 5G는 12조3000억 달러(약 1경3000조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미국 전체 소비지출과 맞먹는 수준이다. 

국내에서도 5G로 인한 경제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5G 포럼이 발간한 ‘5G 서비스 로드맵 2022’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시장은 시장포화로 인해 2020년까지 정체 상태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5G는 2020년 9630억원 수준에서 2026년 41조원이 넘는 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2026년 국내 5G 통신 서비스 규모는 23조9777억원, 5G 모바일 기기는 13조4345억원, 5G 네트워크 장비 3조7462억원으로 예측했다.

5G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과 결합이 필수적인 만큼 일찍 시작할수록 경쟁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국내 모바일 기기가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라도 빠른 서비스가 필요한 상황이다.

황 회장은 “5G는 위치, 보안, 제어와 같은 솔루션과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 ICT 기술이 결합된 지능형 네트워크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것”이라며 “5G 기반의 지능형 네트워크가 기후변화, 감염병 전파 등 인류에게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되기 위해서는 전 세계 통신 사업자들의 활발한 논의와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