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별 '자율경영'과 '책임확대' 스피드 업
맞춤형 투자‧시장 대응 등 활발한 움직임 예상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의 발걸음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60개 계열사가 각자의 생존을 위해 인적쇄신·조직개편 등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 나설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계열사별 자율경영’과 ‘미래전략실 해체’가 삼성의 대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 시대를 맞아 삼성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더 집중 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룹의 컨트롤 타워가 사라지면서 당분간 혼란이 예상되지만 앞으로 ‘자율’과 ‘책임’을 앞세운 이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전 계열사에 녹아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삼성 서초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1일 재계에 따르면 미전실이 해체되면서 삼성의 60개 계열사는 각사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를 중심으로 자율경영에 돌입한다.

재계에서는 1993년 6월 7일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이후 삼성의 최대 변신을 예상하고 있다. 당시 이 회장은 “자식과 마누라를 빼고는 다 바꿔야 한다”며 강력한 쇄신을 주문했다.

재계는 앞으로 삼성의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이번 개혁의 성과에 따라 삼성은 물론, 재계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이번 ‘미전실 해체’와 ‘계열사별 자율경영’ 도입이 삼성 ‘제 3 혁신’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우선 재계에서는 삼성의 계열사별 자율 경영이 안착되고, 시너지 낼 경우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삼성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탄탄한 ‘시스템’을 앞세워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에 자율‧책임이 더해지면 혁신의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더욱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이 가운데 그룹의 간판인 삼성전자의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 부회장이 잠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선임되는 등 삼성전자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전장사업과 5세대(5G)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차세대 반도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먹거리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앞으로 기술 투자 확대와 핵심 기술 기업 인수합병(M&A) 등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삼성 관계자는 “그동안 일정 금액 이상의 투자에 대해서는 일일이 미전실의 승인이 필요했다”며 “앞으로는 기술개발과 투자에 대한 자율성이 확대되면서 더 적극적으로 시장과 파트너들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계열사별 자율 경영 시스템이 정착되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관 기능을 제외한 미전실 역할을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물산 3대 주력 계열사가 나눠 맡아도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경영난을 겪는 계열사에 대한 지원과 과열경쟁, 중복 투자 등의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삼성 계열사들이 CEO 중심으로 운영되면 장기 경쟁력 확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대규모 투자로 인한 영업이익 하락 등을 우려한 계열사 경영진들이 중장기 투자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계열사 간의 사업 조정 등 경영진단과 조정 기능의 약화도 우려된다. 지금까지는 미전실은 각 계열사에 대한 감시자와 조정자 역할을 수행했다. 앞으로는 삼성 각 계열사가 스스로를 점검하고 해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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