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당 경제민주화 열의 없다…내가 속은 것"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3일 자신의 측근 발언을 인용했다며 '대선 출마를 위해 탈당을 결심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출마 좋아하시네"라고 일축했다.

또한 "나는 측근이 없다. 왜 측근을 인용해 자꾸 기사를 쓰느냐"고 불만을 제기했으며, 자신을 둘러싼 '1주일 내' '비문 동반' 등 탈당설 전반을 부인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이 난 이후를 가정했을 때는 "그때 가봐야 하는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최근 경제민주화를 비난한 문재인 전 대표측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종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당일자 중앙일보 보도 내용 관련 질문을 받고 "내가 무모하게 아무렇게나 얘기하는 사람이 아니다. 착각하지 말라"고 말했다.

또한 측근의 존재 자체를 완강히 부인하면서 "나는 누구에게 물어보지도 않는다. 탈당 얘기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중앙일보는 김 전 대표 측근들로부터 들었다며 "(김 전 대표가) 대선출마를 위해 탈당 시기를 놓고 숙고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측근들이 김 전 대표가 "탈당 쪽으로 거의 결심을 굳힌 상태"라고 했다거나 "결행 시기가 임박한 것 같다"라는 말도 함께 전했다.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지난해 8월 18일 국회에서 "경제민주화가 경제활성화" 특강을 열고 연단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김종인 전 대표 페이스북


탈당 보도가 나온 이날 오전 이용섭 전 의원 등은 김 전 대표 의원실을 찾아 5분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만남이 탈당 만류를 위한 것이었느냐는 질문에 김 전 대표는 "그런 얘기 하지도 안했다. 탈당은 내가 어느 시점에 판단해서 하면 하는 것이고, 아니면 안 하는 것이지 그런 소설을 쓰고 하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탈당설에 대해서는 "물어볼 것도 없고, 답할 것도 없다. 내가 만약에 실질적인 (탈당) 결심을 하면 배경에 대해 그때 가서 설명을 할 것"이라며, 내주 중 탈당설 역시 "온 국민이 지금 헌법재판소가 어떤 판결을 내리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그 시기에 내가 뭘 하겠나"라고 일축했다.

그는 '주변 의원들이 탈당할 것 같다고 말한다'는 물음에는 "무슨 근거로 그러느냐"며 "내가 빨리 없어졌으면 하는 것 아니냐"고 웃어 넘겼다. 비문계 동반 탈당설에도 "무슨 동반탈당이냐"고 일관되게 부인했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대통령 거취 결정 이후 탈당 여부에는 "그때 가봐야 하는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그는 "탄핵정국이라 지금 다른 얘기가 안 나오지만 외교안보, 경제 등 여러가지가 있다는 건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며 "판결이 끝나면 새로운 정치적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며 숙고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자신은 "결심하는 과정에서 누구에게 물어보지 않는다"고도 했다. 

김 전 대표는 향후 활동방향과 관련 국론 통합을 역점에 두면서 "연립정부가 성립되지 않으면 국정을 끌고 가기 어렵다"며 "개헌이 돼서 제7공화국이 성립되면 좋든 싫든 대통령의 임기는 그걸로 끝난다는 뜻"이라고 분권형 개헌 의지를 드러냈다.

당과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불만도 털어놨다. 

김 전 대표는 "경제민주화 법안 문제에 대해 나는 소위 '속은 사람'이다. 지난 총선에서 당이 기필코 이 문제를 해결할 거라고 했는데 당 구성원 중 경제민주화에 열의가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며 "경제민주화를 실현하려면 최고 통치자의 의식과 실행의지가 없으면 안 된다"고 사실상 문 전 대표를 겨냥했다.

문 전 대표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지금까지 정치권에 제기된 경제민주화는 실체가 없고 포퓰리즘에서 나온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사실 단어 뜻도 모르는 거다. 경제민주화도 모르고 포퓰리즘도 모르고 말만 (서로) 붙이면 되는 줄 알고 본인이 무식해서 그러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