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 25주년 성과 소중하다"면서도 내정간섭적 입장 강변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8일 "한·중 수교 25주년 성과는 매우 소중하다"는 유화적 언급을 하면서도 안보 문제인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에 여전히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반도 문제를 두고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섰다"며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미국과 한국도 군사훈련을 멈춰야 한다"는 내정 간섭 발언을 이어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이날 양회(兩會) 생방송 기자회견에서 '현재 양국 관계가 복잡하고 미묘한 가운데 올해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았는데 한중 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은 취지로 답변했다.

왕 부장은 "올해는 한중 수교 25주년으로 매우 중요한 해"라며 "그동안 양국 국민의 노력으로 얻은 성과를 매우 소중히 생각하고 있고 한국과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 국면을 지켜나가길 원한다"고 밝혔다.

   
▲ 왕이 중국 외교부장./사진=외교부 홈페이지

그러나 그는 한중 간 갈등 원인을 "한미 양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를 고집하는 것"이라고 규정, "우리는 사드에 대해 처음부터 결연히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드의 관측 범위는 한반도를 훨씬 넘어서고, 중국의 전략 안보 이익을 침해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는 일방적 주장과 함께 "사드는 분명히 잘못된 선택이고, 이는 이웃 나라로서의 도리를 어긴 것이자 한국 안보를 더 위험하게 하는 행위"라고 압박했다.

왕 부장은 한반도 긴장관계가 격화하는 상황에서 전쟁 가능성이 있는지, 또 어떻게 피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을 계속하고 있고, 미국과 한국은 군사훈련으로 북한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며 "양측은 서로를 향해 달리는 기차와 같이 서로 양보하지 않고 있다. 정말 충돌할 준비를 마쳤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양측이 서로를 향해 치닫는 상황에서 홍등(빨간불)을 켜고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며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미국과 한국도 군사훈련을 멈춰야 한다"는 내정 간섭 성격의 발언을 이어갔다.

왕 부장은 한반도 문제 해결책을 묻는 질문에 "한반도 평화 체제를 마련하고, 이를 장기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각 측이 관심 있는 사안에 대해서 서로 배려해야 한다"면서 "대북제재도 결의 이행의 한 가지 수단이고, 협상을 촉진하는 것도 결의를 이행하는 수단"이라며 "중국이 북핵문제를 협상궤도로 되돌리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협상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한편 그는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3국이 서로 협력하는 데 방해가 될 여러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며 "회담을 개최하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조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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