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든 안희정이든 잘못하는 순간 바로 탄핵의 대상
다음 정권을 지켜봐야 할 이유

2017년 3월 10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새 기준을 세웠다. 이제는 적당히 봐주는 것 없이, 원칙대로 하겠다는 새 기준.

마침내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문민정부가 출범했다. 그러나 1993년부터 현재까지 사반세기에 가까운 세월 동안 대통령의 권력형 비리는 단 한 번도 근절되지 않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씨, '소통령'이라 불리던 그는 아버지의 권력을 이용해 한보사태를 저지르고 엄청난 금액의 뇌물을 받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들도 마찬가지였다. '홍삼 트리오'라 불리던 아들 삼형제는 권력의 정점에서 모두 비리를 저질렀고 감옥에 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아내와 핵심참모들이 돈을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까지 수사망이 좁혀들자 그는 자살해버렸다. 피아제 시계를 비롯해 뇌물수수와 관련된 이야기는 아직까지 농으로 회자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대선 이전부터 이미 비리 의혹이 나왔었고, 대통령이 된 후 생긴 권력형 비리에 친형과 주요참모가 얽혔다.

위 언급된 사건들 모두 역대 대통령들이 관여했거나 묵인한 비리들이다.

   
▲ 앞으로는 문재인이든 안희정이든 황교안이든 잘못을 하는 순간 적당히 넘어가는 일 없이 바로 탄핵시켜야 할 것이다./사진=연합뉴스


군사정권 시절에는 말할 것도 없고, 문민정부 이후에도 역대 대통령과 그 주변에는 비리가 끊이질 않았다. 그런데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되었다. 측근 최순실 씨가 박 전 대통령의 권력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비리를 저지르고, 대통령은 이에 일부 관여한 정황이 있다. 물론 이는 잘못이다. 다만 역대 정권을 되돌아보면 '새삼스러울 것 없는 잘못'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2017년 3월 10일에 결정했다. 이는 국민이 선출한 대한민국 대통령을 즉각 파면할 정도의 잘못이라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잘못이 없다는 게 아니다. 다만, 다른 대통령들과 같은 잘못을 하고서 최초로 탄핵됐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원칙이 바로 선 사회. 환영한다. 이제는 적당히 넘어가지 않고, 원칙대로 잘잘못을 따지겠다는 천명이다.

사람의 마음은 언제나 낮은 곳으로 흐르고, 힘이 있는 곳에는 아첨하는 자들과, 이용하려는 자들이 몰리는 법이다. 하물며 범인의 일에도 사사로운 감정이 섞이는 법인데, 한 국가의 수장이면 오죽하랴. 전 세계 권력자 중 이를 완전히 예방한 성인이 몇이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대한민국 역사에서는 지금껏 그런 성인이 없었다. 이제 새 기준을 세웠으니 한 번 지켜보자. 

문재인이든 안희정이든 황교안이든 잘못을 하는 순간 적당히 넘어가는 일 없이 바로 탄핵시켜야 할 것이다. 행여 이 새로운 기준이 고작 다음 정권에서 이중잣대를 들며 바뀌려한다면, 좌우를 막론하고 온 시민이 거리에 나서 탄핵 집회를 열어야 할 것이다. 원칙을 추구하는 정의로운 시민들이 이리도 많으니, 지켜볼 일이다. /우원재 자유기고가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잘못이 없다는 게 아니다. 다만 다른 대통령들과 같은 잘못을 하고서 최초로 탄핵됐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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