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단일후보 아니면 대선 승산없다"…제3지대론엔 "가능하다고 봐"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자유한국당 대선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는 13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에 대해 "헌재의 위상을 높였을지는 모르나 여론재판이었다. 유죄 확정된 것이 단 하나도 없는 판에 탄핵을 결정한 건 문제가 있었다"고 가감없이 비판했다.

홍준표 지사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사집중'에 출연해 "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옹호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면서도 "헌재 결정은 마치 중국의 문화대혁명을 연상시키는 광장 촛불의 영향을 받은 결정이 아니었나 생각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지사는 "탄핵은 한번에 끝나는 단심제다. 이론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며 "판결문을 보니까 청와대가 보안시설이기때문에 압수수색을 거부할 수 있는 법률상 제한이 있는 것을 (활용한 것을), 측근 구속과 변명 등 수사와 재판에 임하는 대통령의 태도를 갖고 탄핵 결정을 했는데 그건 잡범들에게나 할 얘기"라고 지적했다.

   
▲ 홍준표 경상남도지사


그는 "특히 특검에서 삼성 뇌물에 집중을 했는데 헌재에서는 언급조차도 하지 않았다"며 "박 전 대통령의 일련의 행위는 정치적으로 탄핵되고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나 아직 사법적 결정을 하기에는 자료가 너무 없었다. 그래서 (헌재가) 여론을 통해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검찰과 특검 등의 수사, 재판에서 유무죄를 판단한 뒤 탄핵 결정을 내렸어야 한다는 원칙적인 견해도 거듭 밝혔다. 특히 이번 헌재 판결을 "대통령의 태도에 괘씸죄를 적용해 탄핵을 했다"며 "제가 보기에 부끄러운 판결문"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홍 지사는 박 전 대통령이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박 전 대통령은 이것을 정상적인 사법절차에 의한 재판으로 보지 않고 민중재판으로 볼 것"이라며 "지금 광장의 촛불 바람으로 세상이 이렇게 뒤집혀져 있지만 정상적 사법절차를 통해 결백을 입증하고 정상으로 돌아올 때를 기다리는 듯한 발언"이라고 다소 수긍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그는 향후 대선국면을 1대 1 좌우대결로 간주한 듯 "이 아수라판에서 살아남으려면 누가 우파진영 후보가 되더라도 단일후보가 돼야 하고, 우파가 분열되면 절대 정권은 또 좌파로 넘어간다"고 내다봤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의원이 반패권·개헌을 연결고리로 한 제3지대 연대를 추진하는 데 대해서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김종인 전 의원과도 한번 만날 생각"이라고 밝혀뒀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지금 모든 언론이 등을 돌리고 있고 시간이 없는 상황"이라며 "우파 단일후보가 아니면 이번 대선은 승산이 없는 게임으로 보인다. 충분히 검토해 며칠 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자신이 사실상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항할 우파단일후보가 돼야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내 대선주자들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만을 위한 룰이라며 반대하는 '본경선 여론조사 직전 참여 가능' 경선룰 특례규정에 대해서는 "저도 활용할 수 있다"며 "후보로 나올 모든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다. 굳이 황 권한대행을 위한 규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받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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