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팔이 포퓰리즘 당연시…최신 스마트폰으로 소셜미디어서 징징
   
▲ 우원재 자유기고가
드라마퀸 2030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나를 비롯한 2030세대는 사상 최악의 세대다. 한반도 역사상 최고의 번영을 누리고 있고 그 물질적 혜택을 고스란히 즐기고 있는 이 세대가 피해의식은 제일 심해보인다. 입만 살아서 헬조선이니, N포세대니 떠들어대고, 일자리가 없다는 둥, 다른 세대에게 착취를 당하고 있다는 둥, 어딘가에서 누군가 제기한 문제의식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지만, 왜곡된 노동시장과 이중 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대표적으로 노동개혁-을 추진하는 것에는 미온적이다. 아니, 뭔지도 잘 모르고, 관심도 없다.

늘 투덜거리기만 하고, 징징거리기만 한다. 상황을 개선시키고자 하는 동력은 없다. 정치를 욕하기만 할 뿐, 이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의지는 없다. 이러니까 정치인들과 방송인들은 우쭈쭈 우쭈쭈 그래 힘들지? 너희는 피해자야, 너희는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 듣기좋은 소리만 해주며 인기몰이를 하고있고, 진짜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 현실적인 이야기, 쓴소리 해주는 어른들은 꼰대라고 욕먹는다.

'좋은' 일자리가 부족한 건 분명 팩트이지만, 나쁜 일자리는 남아돌고, 2015년 기준 청년 15.5%가 일도, 공부도, 취업준비도 안 하는 니트족인 것도 팩트다. 청년 두 명 중 한 명이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등 안 좋은 일자리에서는 노동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노인 두 명 중 한 명이 빈곤선 아래에서 굶주리고 있고, 청년실업자보다 많은 175만의 노인이 도시 곳곳에서 리어카를 끌며 폐지를 줍고 있다. 킬로그램 당 많이 받으면 백몇십원씩 하는 폐지 주워 버는 돈이 한 달에 십여만원. 생존하고 싶다는 2030은 방구석에, 평생 일하고도 또 일해야 약값을 버는 노인들은 길거리에.

   
▲ 대부분의 2030세대는 왜곡된 노동시장과 이중 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대표적으로 노동개혁-을 추진하는 것에 미온적이다./사진=연합뉴스


이런 현실을 수치로 보고 있는데, 2030 자신들이 대단한 피해자라도 되는 듯 최신형 스마트폰으로 소셜미디어에 징징거리는 걸 보면 혈압이 안 오를 수가 있나. 청년이면 상황을 개선시키려 해야지, 왜 수혜자가 되려하는지 모르겠다. 뭘 했다고. 이들 환심 사려고 여기에 호응해주는 정치인들 보고 있으면 그저 한심할 뿐이고. 국가경제의 허리가 되어야 할 청년이라는 단어에 계속 사회적 약자라는 이미지가 투영되고 있는 걸 보면, 아무래도 이 나라는 미래가 없구나 싶다. 불과 반 세기 전 이 나라가 어땠고, 이 나라의 청년들이 어땠는지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N포의 '포기'를 정당한 일인 양 떠벌리고 다니는 이 친구들은 양심이 없는 게 아닐까.

생존하고 싶다고? 놀고 있네. 정말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면 노인들이 아니라 우리들이 리어카를 끌어야지. 그 건장한 육체와 넘치는 젊음으로. 생존하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기성세대 치맛폭 아래서 스무몇살 될 때까지 호의호식하다가 당장 차디 찬 사회로 나와 먹고 살 만한 환경을 유지하는 게 어려운 거다. 착각하지 말자.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객관화 할 수 있을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곧 대선이다. 후보자의 절대다수가 하나 같이 퍼준다는 얘기만 한다. 이 사람들의 논리대로라면 사회 각계각층 모두가 피해자이자 도움받아야 할 사람들이다. 그래, 살갗이 닿는 거리에서 접하는 개개인의 삶들은 하나 같이 힘겹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순서를 정해서, 가장 도움이 필요한 계층부터 도와야 한다. 그래서 청년팔이 포퓰리즘을 증오한다. 복지 우선순위에 따라 줄을 세우면 한참 뒤에 있어야 할 이들이 목소리 크다는 이유로 도움을 받고, 도움을 당연시하며, 도움을 요구한다. /우원재 자유기고가

   
▲ 곧 대선이다. 후보자의 절대다수가 하나 같이 퍼준다는 얘기만 한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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