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너무 잘 나가도 문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대선시계가 앞당겨졌다. 지리멸렬한 여당에 보란 듯이 제 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홀로 독주를 해왔다.

부동의 1위 문재인 전 대표와 2위를 달리며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 잠시 주춤하며 3위 자리를 내준 이재명 성남시장까지. 오죽하면 이번 대선은 민주당 집안싸움이라는 얘기까지 나왔을까.

민주당은 22일 전국 투표소 투표를 시작으로 공식일정에 돌입했다. 날카로워진 신경전의 전초전일까.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지사가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이재명 시장마저 꼬리잡기에 나서면서 전투(?)는 치열해지고 있다.

더욱이 민주당 경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호남 순회경선이 25일부터 시작된다. 26일까지 자동응답전화(ARS) 투표에 이어 27일 현장투표와 함께 공개된다. 호남의 결과는 타 지역의 판도를 뒤흔들 수밖에 없는 최대의 변수 아닌 최대상수다.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세 사람 모두 말실수로 상대에게 호된 반격을 당했다. 안희정 지사는 '선한 의지' 발언으로 문재인 전 대표에게 '분노가 빠졌다'는 호된 반격을 받았다. 지지율도 출렁거렸다. 이재명 시장은 박원순, 안희정, 김부겸 공동체 팀을 만들겠다는 비문연대 발언으로 혹독한 비판에 직면했다.

최근 문재인 전 대표는 전두환 표창 발언으로 안희정 지사의 공격을 받았다. 문 전 대표의 발언은 호남의 민심을 자극했다. 문 전대표로서는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난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 총선 민주당은 호남에서 궤멸되다시피 했다.

당시 문 전대표는 호남에서 지지를 거둔다면 미련 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고 대선에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읍소했지만 호남 표심은 냉랭했다. 탄핵 정국으로 힘을 받은 문 전 대표가 대세론을 얻고 있지만 '전두환 표창'과 '부산대통령' 발언의 후폭풍을 지켜봐야 할 입장에 처했다. 

이래 저래 호남은 민주당 대선주자의 풍향계나 다름없다. 그래서 일까. 호남 전투를 앞둔 22일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지사, 이재명 시장 간의 날선 공방이 벌어졌다. 그동안 안 지사의 '대연정 발언'과 '선의 발언'에는 문 전 대표가, 문 전 대표의 '전두환 장군 표창 발언'에는 안 지사가 서로 직격탄을 날렸다.

안희정 지사는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문재인 후보와 문 후보 진영의 비뚤어진 태도'라는 제목의 글에서 문 전 대표에게 지금껏 해 오지 않았던 독설을 날렸다. 안 지사는 "문재인 후보와 문재인 캠프의 태도는 타인을 얼마나 질겁하게 만들고 정떨어지게 하는지 아는가"라며 "그런 태도로는 집권세력이 될 수 없고 정권교체도, 성공적인 국정운영도 불가능하다"고 정면으로 공격했다.

문 전 대표는 일단 "네거티브는 상대를 더럽히기 전에 자기를 더럽힌다"며 "후보든 후보주변 인물이든 네거티브만큼은 하지 말자는 당부를 다시 한 번 드리겠다"며 에둘러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재명 시장은 "문(재인)과 안(희정)이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면 요식 절차를 거쳐 박근혜와 일당은 살아날 게 분명하다"며 싸잡아 비난했다.

이 시장은 22일에도 문 전 대표가 '전두환 표창'에 대한 정치권의 검증을 '네거티브'로 규정하자 '참 답답하신 후보'라며 "정당한 검증을 네거티브로 몰아가는 것 자체가 네거티브"라며 "그것이 바로 불통"이라고 쓴소리 했다. 공식 경선 일정이 다가오면서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점차 이전투구 양상으로 흐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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