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통합위원회에서는 매년 국민통합 우수사례를 발굴·전파하기 위하여 전국 지자체와 민간단체 등에서 추진하는 국민통합 활동사례 중 우수사례를 선정하여 국민통합 활동에 대한 동기부여와 분위기 확산을 꾀하고 있다. 그 성과물로 2016년 '국민대통합위원회 우수 사례집'이 발간됐다. 사례집은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취재하여 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다. 미디어펜은 국민대통합위원회의 우수사례 원고를 매주 1회(목요일), 총 25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 주]

[3]갈등을 상생으로 만드는 소통(19)-경상남도 거제시 노점상 난립으로 인한 갈등 해결

발상을 전환하면 갈등이 해결된다!

경상남도 거제시에서는 40년 된 고현종합시장 부근에 난립되어 있던 노점상과 혼잡하기만 하던 교통문제가 완전히 사라졌다. 거제시가 오래 묵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결과, 주차장 건립과 노점상 입점으로 교통문제도 노점상 난립 문제도 깨끗하게 해결했기 때문이다. 거제시에서는 발상을 전환하고 대화와 소통을 통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말한다. 이제 상인들은 주차장 장터에서 쫓겨날 걱정 없이 안심하고 장사를 하고, 시민들은 편리한 교통 및 주차시설을 누리게 되었으며, 시는 단속과 철거로 인한 고민에서 벗어났다. 갈등을 넘어 모두가 행복한 상생의 길을 찾은 것이다.

   

노점상 난립, 계속되던 갈등

고현종합시장은 거제시 최대 번화가인 고현동 중심가에 위치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시장이다. 지리적 위치가 좋다 보니 1980년대부터 자연스레 거제시민들의 생필품을 공급하는 시장으로 발전되었다. 하지만 40여년이 다 되어 가는 최근에 와서는 주차공간 부족에서 오는 도로변 불법 주정차 차량의 증가와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많은 불편을 겪고 있었다. 특히 인도에 자리한 노점상으로 인해 교통체증은 한층 더 심해질뿐더러 교통사고의 위험도 한층 증가하였다.

"낡고 지저분한 시장 때문에 도시 미관도 해치고 교통사고 위험도 큽니다. 차라리 시장이 없는 게 낫겠어요."

"시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가중되니 노점상을 단속하고 시장을 철거해야겠습니다."

"시장을 없애면 우리 노점상들은 뭘 먹고 살란 말입니까? 강제철거는 절대 안돼요. 안 돼!"

노점상, 시민, 시의 입장이 다 달랐다. 그러니 노점상 난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제시에서 단속을 포함하여 강제철거 등을 여러 번 시도하였으나, 노점상과 거제시 간의 갈등과 반목만 커질 뿐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거제시 조선해양플랜트과의 전성자 팀장은 노점상 문제 해결의 애로점을 이렇게 토로했다.

"고현종합시장은 생겨난 지가 40년이 다 됐어요. 시장이 생겨날 때는 자리를 잡은 터줏대감 노점상들이 아주 많았죠. 그러다 보니 노점상을 단속하고 강제 철거하는 것은 갈등만 심화시킬 뿐이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진전이 보이지 않았어요."

노점상인들은 이곳에서 40년 인생을 보낸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에게 단속과 강제철거는 바로 생계의 문제였으며 생존의 문제였다. 그렇기에 '상점가상인회'도 노점상의 문제를 인식은 하면서도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었다. 단속을 할 수밖에 없는 거제시, 나날이 악화되는 시장 부근의 교통 환경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시민들, 그리고 생존권을 위협받는 노점상들의 갈등은 점점 깊어만 갔다.

   

갈등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다

"발상을 전환합시다. 노점상을 무조건 없애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것입니다."

"문제는 노점상 자체가 아니라 교통문제입니다. 40년 된 시장이다 보니 교통시설도 부족하고 주차공간도 부족한 게 가장 큰 문제가 아닙니까? 이것을 해결할 수 있다면 시민과 노점상이 공존할 수 있습니다."

노점상 난립으로 인한 갈등 문제로 골머리를 잃던 거제시에서 급기야 팔을 걷어 붙였다. 그리고 무조건 노점상을 없애서 갈등을 해결하려는 생각에서 벗어나 모두 가 상생하고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바로 '주자창 등 교통시설 문제 해결을 통한 상권 활성화'였다.

그런데 거제시가 주차장 확보를 통해 교통문제를 해소하려고 나서자 이번에는 예산이라는 문제가 생겼다. 필요한 주차장의 적정 규모를 파악하고 주차장 건립을 계획하였지만 예산 확보가 어려웠던 것이다. 그러던 터에 다행히 중소기업청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됨으로써 주차장 건립 사업비 140억 원 가운데 85여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지원받아 주차장 건립 사업은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거제시는 2011년에 고현종합시장 주차장 설치계획 수립을 했으며 2012년에는 건립 부지를 매입하였다. 그리고 2014년에는 드디어 공사를 착공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주차장이 건립되더라도 노점상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주차장이 생기면 교통체증이 해소되고 더 많은 시민들이 찾아 올 수 있지만 인도를 점거하고 있는 노점상으로 인해 좁아진 통로의 문제와 상점가상인회와의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었으니까요."

또다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주차장은 건립되어 가고 있는데, 노점상의 난립 문제에 대해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을 즈음 거제시에서는 노점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새로 건립되는 주차장에 노점상들을 흡수시키면 어떻겠냐는 제안이었다.

"새로 생긴 주차장으로 노점상을 흡수할 수만 있다면 교통난도 해결되며 노점상의 난립 문제도 해결될 수 있으니 윈윈 해결책이었죠."

그래서 거제시에서는 전통시장 담당 부서와 노점상 단속 담당부서가 서로 협력해서 노점상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 설득하기 시작했다. 만나서 공영주차장 안에서 장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을 알리고 그들을 이해시켜 나갔다. 하지만 이미 노점상들은 거제시 당국의 단속과 강제철거를 통해 마찰과 갈등을 겪어 온터라 거제시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시에서는 노점상들을 일일이 찾아가 계속해서 그들을 설득했고 마침내 노점상들 90여명 가운데 89명은 주차장 장터로 이전하게 되었다.

   

상생의 공간, 주차장 장터

노점상 난립 문제를 발상 전환과 대화로 해결함으로써 거제시에는 새로운 공간이 생겼다. 바로 공영주차장과 함께 있는 주차장 장터이다. 이 새로운 공간에 대해 시민들의 호응도 긍정적이다.

"주차를 하고 내려오면 1층에 바로 장터가 있어서 신기했어요. 그런데 주차장과 장터가 함께 있으니 장 보기도 편하고 교통도 편해서 자주 애용하게 되었습니다."

한때 생존권까지 위협받던 노점상들은 이제 불안정한 노점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판매를 할 수 있게 되었다며 반색을 한다. 한 상인은 이렇게 말한다.

"새로 생긴 주차장 건물에서 장사를 하라는 제안을 처음 받았을 때는 듣기도 싫었고 이해하기도 싫었어요. 우리를 쫓아내려는 거짓말인 줄 알았죠. 그런데 주차장 장터에 들어가면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장사할 수 있고 손님도 더 많아진다고 설득해서 마음을 바꿔 먹었죠. 실제 들어와 장사를 해보니 진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시민들은 편리한 주차장 시설도 누릴 수 있는 데다 장보기도 편해졌고, 노점상들은 맘 놓고 더 좋은 환경에서 장사할 수 있게 되었고, 시는 더 이상 노점상 철거니 뭐니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도시 미관이 더 아름다워진 것은 물론이다. 그야말로 상생과 공존의 한 수였다.

전성자 팀장은 "발상을 전환하고 대화와 소통을 함으로써 오래도록 묵은 갈등을 해결하고 상인도 시민도 만족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거제시는 앞으로도 주차장 장터의 미관과 편의시설, 내부 인테리어 등을 개선해 나가면서 더욱 편리하고 안락한 주민들의 쉼터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미디어펜=편집국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