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 작업이 당초 예상보다 연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사상 초유의 총수 부재와 부정적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해 신중하게 지주사 전환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24일 서초사옥 다목적 홀에서 열린 제 48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 종회에서 “지주회사는 주주와 회사 모두에게 중요하다. 법률, 세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해왔다“며 ”부정적인 영향으로 지금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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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24일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 4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이어 권 부회장은 지주회사 전환 등 사업구조 검토와 관련해 "검토를 진행한 뒤 결과를 주주들에게 공유하겠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은 삼성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핵심으로 꼽혀왔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는 "지주회사 전환을 포함한 최적의 지배구조를 검토하겠다"며 "검토에 최소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 된 뒤 여러 자회사를 밑에 두는 형태로 지배구조를 변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주총에서 권 부회장 당분간은 지주회사 전환을 실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밝힌 검토기간 6개월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재계예서는 현재 이 부회장의 수감 중이고, 정치권에서 민주경제화 관련 법안이 발의되는 등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 작업에 큰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권 부회장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거버넌스 위원회는 올해 4월말까지 설치를 완료할 예정으로 현재 구체적인 운영방안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될 거버넌스 위원회는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사항의 심의와 주주와의 소통 강화를 위한 역할을 수행다. 기존 CSR 위원회 역할도 병행할 예정이다.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서 권 부회장은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 경험을 가진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하기 위해 다각도로 영입을 추진해 왔지만, 최근 회사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이번 주총에서 후보 추천을 하지 못했다"며 "글로벌 기업의 경험과 충분한 자질을 갖춘 사외이사 영입에 대한 회사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연결기준으로 매출 202조원과 영업이익 29조원 달성 등 지난해 경영성과가 보고됐다. 의안으로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 다뤄졌다.
권 부회장은 "지난 한 해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또한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위축 등으로 어려운 경영여건이 지속됐지만, 삼성전자는 주주 여러분의 격려와 성원에 힘입어 연결기준 매출 202조원, 당기순이익 22조원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서 약속한대로 △ 전년 대비 30% 증가한 4조원 규모의 2016년 배당, 총 9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올 1분기부터 분기배당 시행 등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회사의 지속 성장과 주주 중시 경영을 위해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사업 고도화로 경쟁사와의 격차 확대 △소비자의 본원적 니즈 발굴을 통한 새로운 기회 창출 △ 위기관리 시스템 개선과 품질 경쟁력 확대 △주주와의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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