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생부중심전형 합격 사례-자연계 상위권
김형일소장의 입시칼럼 ‘입시톡톡(入試TalkTalk)’은 주요 대학 전형계획의 분석과 실제 대입컨설팅 합격 CASE를 연재 합니다. 목표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주도면밀한 입시전략 설정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대입은 전략이다!’라는 한마디로 정의해 보았습니다. 짧은 한 문장이지만 이 말에는 실로 많은 의미가 내포돼 있습니다. 김형일소장의 입시톡톡과 함께 꼼꼼히 전략을 세워서 희망대학과 학과 진학에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편집자 주]


   
▲ 김형일 거인의어깨 연구소장
대입컨설팅 합격 사례(2) 학생부 중심전형(자연계 상위권)

최상위권 대학 진학의 열쇠는 ‘비교과’

상위권 자연계열 A군의 진학 성공 사례


각 대학의 입시 전형은 수시모집은 학생부중심전형(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 논술전형과 실기 및 특기자전형, 정시모집은 수능중심 전형이라는 기본 틀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서로 거의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요소별 반영비율과 대학별고사의 활용여부 등 차이가 있기 때문에 종류가 다양한 것처럼 느껴지고, 어떠한 요소를 집중적으로 관리해 나갈지에 대해서 학생과 학부모들은 선택에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 

이러한 선택의 혼란을 극복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전형을 찾아 효율적으로 준비해 나가는 데는 기존 합격자들의 진학 실제사례가 큰 도움이 된다. 선배들의 대입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내게 부족한 요소가 무엇인지를 진단하고, 보충을 통해 나만의 합격 사례를 만들어 보자.

논술·비교과 등 학업 외 평가요소 관심 가져야

최상위권 학생들은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학 진학을 위해, 혹은 의학계열 진학을 위해 나름의 목표를 설정하고 학업성취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상위권 학생 역시 명문대학 진학을 목표로 최상위권 수준의 학업성취도 달성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이들이 가장 경계해야할 것은 ‘공부만 잘하면 목표대학에 합격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정시만을 겨냥한 학업 중심의 입시 대비는 최상위권 수험생들에게는 효율적인 전략이 될 수도 있겠지만 논술, 비교과 등 다양한 진학방법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성적 하락이나 수능 당일 실수 등의 변수가 발생했을 때 기민한 대응이 어렵고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결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재수를 선택하는 상위권 수험생들이 주로 이러한 부류에 속한다.

매년 전국 2,351개 고교에서 내신 우수자들이 쏟아져 나온다. 상위권 대학들은 내신 우수자들 간의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서류평가와 면접평가, 논술고사를 실시하여 심화 지식이나 전공에 대한 관심과 열정 등을 평가한다. 이는 현 입시체제의 중심이라 여겨지는 수시모집의 평가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에 대한 사전 대비는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안정적인 진학 수단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고,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부족한 학업 부문을 만회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중상위 수준의 성취도를 보였지만 체계적인 수시 준비로 명문대에 합격할 수 있었던 A군의 사례를 통해 직접 확인하자.

일반고 2등급 A군에게 필요한 것은?

게임 기획자를 꿈꾸는 A군은 소극적인 성격 탓에 적극적으로 학교생활을 하기보다는 수학 심화문제를 풀거나 과학 실험에 참여하는 것을 즐겼다. A군의 1학년 마지막 학생부 기록을 보면 전과목 내신은 2.5등급 수준. 그나마 수학의 경우 1.5등급 수준으로 비교적 우수한 성적을 나타내고 있었다. 교내 수학경시 장려상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수상내역은 없었다. ‘창의적 체험활동’란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란은 특색 없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동아리는 배드민턴부였다. 동아리 결정을 위한 가위, 바위, 보에서 졌다고 한다.

A군의 상황은 반에서 5등 내외의 성적을 기록하는 일반고 학생 대부분이 겪는 문제였다. 많은 고교들이 학교장추천전형 등에서 합격자를 배출하기 위해 최상위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학생부 기록에 특별히 신경을 써주지만 그 외에 학생들에게는 소홀한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학생들은 내신과 비교과실적이 어설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양한 수시전형에 관심을 기울이기 보다는 관성적으로 학업성취도를 향상시키는데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A군이 필자의 교육연구소를 찾은 것은 1학년 겨울방학 시기였다. A군 역시 목표대학과 전형을 설정하고 입시 전략을 실천해 나가기보다는 “그저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학업에 집중하고 있었다. A군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더 높은 교과 성적, 다양한 비교과 실적, 논술과 수능에 대한 대비 등등 진학 가능한 대학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많지만 무턱대고 비교과 준비를 안내하는 것은 자칫 기존의 학습 패턴을 해쳐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

우선순위가 되어야 할 것은 동기부여다. 다양한 수시 선발전형에 대한 안내와 현재 모의고사 성취도 및 내신으로 예상되는 진학대학의 정확한 수준에 대해 이해하고, 내신에만 집중하는 태도의 비효율성에 대해 스스로 깨우치는 과정이 필요했다. 아울러 비교과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면 어떠한 활동을 수행해 나갈지에 대해 주도적으로 고민해 볼 시간이 필요했다.

명문대 진학을 위해 A군에게 필요한 것은?

자연계 2.5등급의 내신이라면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다. 현 수준이 유지된다면 쉽게는 논술에 도전해 볼 수 있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는 학생부교과전형에도 도전해 볼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지원대학 수준이 다소 낮아지게 될 것이다. 반면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2학년과 3학년 1학기 성적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기본적인 학업수행능력을 갖추었다고 판단할 만한 수준이므로, 이후 성적이 향상 추세를 나타낸다면 최종 학기의 성적수준에 따라 얼마든지 상위권 대학에 도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수학성적이 우수하기 때문에 추후 더 높은 성적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었다. 내신과 관련하여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더 큰 가능성을 발견한 A군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비교과로 옮겨갔다.

그는 “부족한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비교과활동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떠한 활동을 얼마나 해야 할지, 그리고 그것들을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을지”에 대해 궁금해 하며, “비교과를 하다 보면 시간 부족으로 인해 성적이 하락하지는 않을까”라는 걱정을 덧붙였다.

비교과의 필요성을 체감한 다음 단계에서는 자신에게 적합한 활동을 찾아야 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의 필수 제출서류인 자기소개서를 미리 작성해 보는 것은 이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자기소개서의 항목인 (1)학습경험, (2)세 가지 활동, (3)인성관련 활동, (4)진로선택과정과 노력에 대해 지금까지 활동한 내역으로 작성해 나가다 보면 자신의 부족 부분에 대해 깨닫고, 보충할 것들에 대해 알 수 있게 된다. A군은 어떠한 항목도 수월하게 작성할 수가 없었다. 특별한 활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A군과 함께 자신의 장래목표와 관련해서 연관성이 높은 학과를 찾았다. 컴퓨터공학, 소프트웨어학과 등을 목표로 삼고, 학과와 관련하여 필요한 자질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기본적으로 컴퓨터, 공학계열 등은 논리력이 중요하므로 수학 실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공학도의 기본 자질인 수학과 과학에 대한 관심도 필요할 것이다. 또한 해당 분야에 관심을 어필하기 위해 동아리, 진로활동, 독서 등을 꾸준히 진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하며, “종합전형은 기본적으로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고, 인성과 주도성을 갖춘 인재를 선호한다.”는 점을 숙지시켰다.

교내 동아리·방과후 학습 등 활동계획 수립해야

활동계획을 수립해 나가며 가장 먼저 동아리를 바꿨다. 과학 실험반에 가입했고, 컴퓨터 관련 지식을 탐구하는 자율동아리를 직접 개설하여 전공에 대한 관심과 주도성을 어필할 수 있도록 했다. 학교생활 충실도를 나타내기 위해 교내 대회에 적극 참여했으며 방과 후 학습에도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수학 심화학습을 진행하며 질문 등 수업의 적극적인 참여로 수학 선생님과의 친밀감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수학 실력의 향상과 교내 경시 수상으로 이어졌다. 교내 소논문 대회의 주제는 수학 과정인 알고리즘이었다. 수상과 동시에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자세히 기록되었고, 추후 자기소개서 (1)번 항목인 심화학습 경험에 활용되었다.

늦었지만 2학년부터 정기적인 봉사도 시작했다. 지역 다문화가정 초등생을 위한 수학 멘토링 봉사였다. 처음에는 시간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아이와 친해진 이후부터는 부족한 시간을 쪼개서라도 꼭 참여하는 일상이 되었다. 아이에게 중국어를 배워와 중국어 내신과 교내 말하기 대회에서도 도움을 받는 성과도 거뒀다. 이러한 내용은 학생부 봉사활동란과 자기소개서 (3)번 인성관련 활동에 채워졌다. 컴퓨터 자율동아리에서는 컴퓨터관련 서적을 읽고 토론하거나 게임 쇼 및 IT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틈틈이 프로그래밍의 기초도 배웠다. 이러한 활동은 평소 컴퓨터에 관심이 있던 A군에게는 즐거운 활동이었으며 꿈을 더욱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진로 탐색과정과 노력을 작성하는 자기소개서 (4)번 항목의 내용이다.

활동에 재미를 붙이고, 실적이 쌓일수록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줄어들고, 다양한 분야의 성취감은 내신의 동반상승으로 이어졌다. A군은 “대부분 학교에서 진행되는 활동이므로 평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부지런히 움직였다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해보지도 않고 괜한 걱정을 했었다”고 말했다. 2학년 내신은 1.7등급으로 마감했다. 조금 아쉽긴 했지만 3학년 1학기가 남아있고, 수학이 안정적으로 1등급을 받았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았다. 열심히 활동한 내역은 학생부에 비교적 충실히 기록되었다. 내신 상승으로 인해 담당 교사의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점과, 학기말 학생부 기록에 참고할 수 있는 활동 보고서에 지금까지의 활동 내역을 모두 정리하여 제출했기 때문이다. 활동이 많아졌기 때문에 기록량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3학년 1학기에는 수능준비와 더불어 교과관리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비교과 활동을 조절했다. 교내 경시의 참가와 컴퓨터 자율 동아리활동, 본인이 고집한 봉사활동 외의 시간은 학업에 온전히 집중했다. 3학년 1학기에는 국어를 제외한 전 과목 1등급의 쾌거를 달성했다.

비교과 완벽 대비해 1.7등급 달성

A군은 결국 최종 교과성적 1.7등급을 기록했다. 학생부교과전형에서 1.7등급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은 동국대, 홍익대, 국민대, 숭실대 등이 있다. 이마저도 동국대는 2단계 면접에서 당락이 결정되고, 홍익대는 2개 영역 2등급이라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달성해야 한다. 6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중앙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등에 지원해 볼 수 있는 수준인 백분위 88%를 나타냈기 때문에 교과전형의 지원은 적극 권장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따라서 비교과 준비가 없었다면 논술과 수능준비에 매진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논술은 매우 치열한 경쟁이 발생하고, 수능은 한 번의 시험이라는 위험이 따른다.

A군은 비교과 덕분에 학생부조합전형을 활용하여 다소 부족한 내신으로도 상위권 대학에 도전해 볼 수 있었다. 수능 평균 백분위 88% 이상의 대학이라면 모두 지원대상으로 고려되었다. A군은 고려대 ‘융합형인재전형’과 성균관대 ‘글로벌인재전형’에서 컴퓨터공학과에 합격했다. 고려대 면접에서는 평소 심화수학 학습과 컴퓨터 자율동아리 활동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한양대는 본인이 가장 희망했던 소프트웨어학과에 합격했다. 연세대 학생부종합전형과 특기자전형, 고려대 논술전형은 불합격했다. 

A군의 진학실적은 자신의 고교에서 가장 우수한 수준이라 여겨졌다. 물론 3학년 1학기에 전교 1등을 달성했지만, 종합 내신에서 밀려 서울대와 고려대의 학교장 추천을 받지는 못했는데, 추천을 받은 아이들이 모두 불합격했다는 점에 비추어 A군의 실적은 더욱 의미 있게 느껴졌다. A군은 “게임 기획자라는 장래에 대한 막연한 관심이 컴퓨터와 관련된 활동을 통해 구체화 됐고, 자신감에 힘입어 상승하는 내신에서 큰 성취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사실 A군의 진학결과를 특별한 진학사례로 꼽기에는 무리가 있다. 비교과를 통해 부족한 학업성취도를 만회하는 것은 현행 입시체제에서 보편적인 형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입학사정관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변경되며 나타난 평가요소의 가장 큰 변화는 특이사례나 경험을 통한 우수성의 입증 보다는 학업성취도와 더불어 충실한 학교활동을 통한 진로탐색 노력이 부각되었다는 점이다. 일반고 학생들은 흔히 교내 개설 활동의 부족함을 토로한다. 

하지만 목표를 설정하고, 주도적인 태도로 학교생활에 충실히 임하며 자신의 진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 나간다면 학생부종합전형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 현 수준의 내신과 실적에 비추어 비교과활동에 대한 도전을 주저하기 보다는 우선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해 보자. 보다 체계적으로 일정을 관리하며 필요한 실적을 차근차근 만들어 내고 기록해 나간다면 추후 진학대학 수준은 한층 상승할 것이다. 글/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장
[미디어펜=편집국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