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올해 오피스 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1분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지난해 공급량의 절반 가까운 물량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30일 신영에셋에 따르면 올 1분기 오피스 신규 공급량은 37만5980㎡로 조사됐다. 전분기(10만8010㎡) 대비 250%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공급량이 60%가량 늘었다.
공급량의 증가는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의 공급이 이끌었다. 강남권(GBD)의 초대형 오피스 빌딩인 롯데월드타워(오피스 면적 기준 16만8595㎡)를 비롯해 타워730(8만673㎡)이 지난달 사용승인을 받았고, 서울 기타권역에 홈앤쇼핑 사옥(5만602㎡) 등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이 차례로 들어서며 공급량을 키웠다. 도심권(CBD)의 94빌딩(1만8042㎡)과 여의도권(YBD)의 효성해링턴스퀘어(1만6816㎡)도 지난 1월과 2월에 각각 준공됐다.
올해 오피스 시장에는 우려가 제기됐다. 2000년대 들어 최대 물량이 공급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공실률이 상승하고, 수요 대비 공급이 늘어나면서 장기적으로 임대료 하락이 예견됐기 때문이다.
실제 초대형 오피스빌딩인 롯데월드타워와 타워730이 공급된 GBD의 경우, 2017년 1분기 공실률이 전분기 대비 0.6%p 상승했다. 2016년 4분기에 동 권역 공실률이 0.7%p 하락했던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아울러 권역 내 최고 수준의 임대료를 받고 있는 롯데월드타워가 공급된 탓에 명목 임대료는 소폭 상승했지만, 렌트프리(Rent Free‧일정 기간 무상임대)를 감안한 실질 임대료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는 올해 내내 이어질 공산이 크다. 올 한 해 약 245만㎡의 신규 오피스 물량이 공급될 것으로 계획돼 있는 탓이다. 2000년대 들어 연간 평균 공급량인 115만㎡의 두 배가 넘는다.
올 하반기 강서구 마곡지구에 LG사이언스파크(86만3119㎡ 규모)가 들어서면 LG그룹 계열사들의 연쇄 이동이 시작된다.
올해 말 신사옥 입주가 예정된 아모레퍼시픽 등 대형 면적을 사용 중인 임차사들의 연쇄 이전 가능성도 높다. 공급과잉에 따른 오피스 시장 지각변동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경제성장률 둔화 등으로 신규 수요 창출이 더딘 상황에서 신규 오피스의 지속적인 공급은 기존 오피스의 공실률이 급등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최재견 신영에셋 리서치팀장은 "서울과 수도권(송도, 일산, 판교) 포함 230만㎡가 공급됐던 2011년의 경우 서울에는 109만㎡가 공급되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거의 대부분 물량이 서울에 집중돼 있다"며 "공실률 변동 폭이 크지 않았던 2011년과 달리 2017년에는 주요 권역에서 3~4%p 수준의 공실률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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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1분기 신규 공급 오피스 현황/자료제공=신영에셋 |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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