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1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익을 올리면서 역대 2번째 기록을 다시 썼다. 코스피 '대장주'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호실적에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되지만, 실적 발표 당일인 오늘은 차익실현 움직임도 만만찮다.

7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액이 50조원, 영업이익이 9조 9000억원을 기록했다. 10조 1600억원을 기록했던 2013년 3분기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실적이다. 시장 예상치보다도 높은 만큼 코스피지수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연합뉴스


일단 실적 발표 직후인 오전 증시 상황은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1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9.27포인트(0.43%) 하락한 2143.48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각 삼성전자 주가의 경우 전일 대비 1.63% 하락한 205만 8000원을 기록 중이다. 호실적 재료에 근거한 매도 물량이 많이 나온 모습이다.

특히 외인들의 매도세가 거세다. 코스피 ‘박스권’ 탈출의 기대주로 각광 받았던 외국인은 최근 나흘 연속 매도물량을 쏟아내면서 코스피 상승의 ‘리스크’로 캐릭터를 바꿨다. 외인들이 나흘 연속으로 매도 우위를 보인 것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특히 외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팔아 시선을 끈다.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삼성전자, 삼성전자우를 각각 1037억원, 633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설상가상으로 코스피는 국제경제 상황에도 악영향을 받고 있다. 간밤 미국 증시는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경계감으로 강보합 마감됐으며, 현재 시리아 공군기지에 대한 미군의 미사일 폭격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경제적 우려도 확산되는 모양새다.

당분간 외부 리스크에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증시 펀더멘털은 나쁘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김경민 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DRAM, NAND 사업 실적이 전사적으로 영업이익 흐름을 견인했다”면서 “목표주가 238만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삼성전자 2분기 실적 또한 IM 부문에서의 갤럭시 S8 출시로 개선이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260만원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23%를 차지하고 있는 절대적 대장주인 만큼 삼성전자의 움직임은 유가증권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준다. 향후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에 유독 많은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투자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호실적 발표 당일인 오늘 여러 가지 변수가 맞물려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반등 가능성이 높다”면서 “오늘의 하락세가 코스피 박스권 탈출 기대감을 수정할 정도의 흐름은 일단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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