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삼성카드가 지난해 당기순이익 급감에도 불구하고 배당액을 대폭 늘려 자본적정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지난해 벌어들인 6580억원의 당기순이익 중 5240억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뉴시스

2012년(7417억원)보다 당기순이익이 11.2% 감소했지만 배당금 총액은 30.9%이나 늘렸다. 이에 따라 배당성향은 79.6%로 전년보다 25.7% 포인트나 늘었다.

삼성카드도 지난해 당기순이익 2733억원 중 807억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카드 역시 지난해 순익이 전년(7498억원)에 비해 63.5%나 급감했지만 배당금은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이에 따라 배당성향은 10.77%에서 29.56%로 증가했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적극적인 배당에 나서면 내부 유보가 줄어들어 경영환경이 악화될 경우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카드사 정보유출과 정부의 신용카드 발급 억제 정책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과도한 배당을 할 경우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혜택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다. 신한카드는 신한금융지주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로 배당금 전액은 신한금융지주에 귀속된다. 삼성카드의 최대 주주는 삼성전자로 37.45%의 지분을 갖고 있고, 삼성생명이 34.4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배당금이 외국으로 유출되는 것이 아니라 금융지주사에게 지급되는 것이기 때문에 금융지주 전반의 발전을 위해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며 "사내유보금 등은 충분히 남겨 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자산건전성을 해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카드업계의 향후 시장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과도한 배당을 할 경우 자본 적정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소비자 피해를 양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SK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은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미디어펜=장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