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강행 매각금지 소송 싸움, 문재인 안철수 차기정부 풀게 해야
   
▲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는 차기정부에 넘겨야 한다.

중국의 중소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에 서둘러 처분하는 것은 국부유출 기술유출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산은 등 채권단이 박삼구회장과의 장기간 법정소송을 불사하면서까지 강행처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산은이 매각을 강행할 경우 금호측에선 매각금지 가처분소송과 금호상표 사용금지 소송등을 낼 것이다. 금호브랜드가 사용되지 못할 경우 현대차, 기아차 등 국내외 자동차업체들이 굳이 더블스타에서 납품받을 이유가 없다. 한국과 선진국 자동차고객들이 중국의 중소기업 타이어 사용을 기피할 것이다.
 
소송이 길어지면,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도 난관에 직면한다. 게도 구럭도 다 놓친다.
대선일이 5월 9일로 20여일 남았다. 민주당 문재인과 국민의당 안철수 한국당 홍준표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지 새로운 정부에서 금호타이어 매각문제가 처리되는 게 순리다. 새정부가 출범하면 산은 등 국책금융기관의 지배구조도 개편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새로운 리더십이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들은 중국기업에 매각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핵심기술 유출과 먹튀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한다. 금호타이어는 핵심방산기업이다. 군용트럭 등에 타이어를 납품하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공장이 있는 광주민심도 졸속매각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노조도 더블스타가 인수할 경우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을 우려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에 납품하는 60개 협력업체들도 해외기업에 매각되는 것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 산은이 박삼구회장의 선컨소시엄 허용 후 자금계획 제출방안을 거부했다. 금호는 더블스타에 매각강행시 상표사용 금지및 매각금지 소송을 벌일 예정이다. 지루한 법정소송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산은은 중국 중소업체에 서둘러 매각하는 것을 지양하고, 입박한 차기정부 경제팀이 새로운 해법을 마련토록 해야 한다. /금호그룹

중국의 치졸한 사드보복도 감안해야 한다. 중국이 전방위로 롯데 오리온 등 한국기업의 경영과 영업을 노골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한국제품의 통관도 거부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지 매출이 50%가량 급감했다. 중국은 한국행 관광과 한류도 차단했다. 중국에 대한 반감이 극도로 높아진 상황이다. 무명의 중국 타이어업체에 서둘러 처분할 경우 산은의 정무적 감각이 얼마나 무딘지를 드러낼  뿐이다.

산은 이동걸회장은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박삼구 회장과의 갈등을 불사하면서 매각을 밀어붙이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 산은은 더블스타가 당초 예상보다 2000억원가량 높은 금액을 써낸 것에 혹한 듯하다. 7000억원을 예상했는데, 더블스타는 9000억원대를 제시했다.

실무자들은 매각 성공시 두둑한 보너스를 기대하는 듯하다. 이동걸 회장 등 경영진도 이런 실무진의견에 추종하는 것은 아닌지 답답하다. 회장은 실무진의 의견을 경청하면서도, 대선과 차기정부 출범 등 정무적 판단도 해야 한다.

더블스타는 중국의 중소타이어업체다. 지난해 매출은 5129억원으로 세계랭킹 34위에 불과하다. 공장도 중국에 2개밖에 없다. 연간 생산능력도 3200만개에 불과하다. 금호타이어는 3조원의 매출에 전세계 9개 공장, 연간 6500만개의 생산능력을 자랑한다. 세계랭킹은 14위로 1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더블스타가 인수한다면 그야말로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셈이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외자유치 효과가 없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를 담보로 국내 은행 등에서 차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늬만 외자유치에 불과하다. 차라리 금호타이어 정상화에 분투해온 박삼구회장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합리적이다. 노조와 소통하는데도 그가 최적임자다.

   
▲ 이동걸 산은회장은 더블스타에 대한 금호타이어 졸속매각을 재고해야 한다. 차기정부에 심각한 부담을 주는 대선전 조기매각은 신중해야 한다. /산은

채권단이 박회장의 요구를 거부한 것은 매우 유감이다. 채권단은 17일까지 컨소시엄 허용여부와 매매조건을 확정해서 알려달라는 박회장의 요청을 묵살했다. 박회장은 채권단이 거부할 경우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겠다고 초강경방침을 밝혔다.

채권단이 컨소시엄 허용여부를 결정하지 않은채 컨소시엄 구성계획만 제출하라고 한 것은 지나치게 강퍅한 것이다. 컨소시엄이 허용돼야 박회장이 전략적 투자자(SI)를 끌어들일 수 있다. 인수대금 마련에 필요한 핵심 사안을 무시한채 무조건 구성계획만 소명하라는 것은 사실상 박회장을 배제하려는 꼼수로 보인다.

박회장은 그동안 금호그룹 재건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재매각하는 아픔을 겪었다. 사재출연과 지분소각 등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박회장은 와신상담했다. 그룹재건의 화룡점정인 금호타이어 인수에 공을 들였다. 아시아나, 금호산업등에 이어 금호타이어만 품에 안으면 호남유일의 글로벌그룹 재건에 성공하게 된다.

모든 것을 바쳐 희생한 그에게 마지막 기회를 줘야 한다. 금호타이어 경영과 노조를 가장 잘아는 박회장의 열정이 식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산은과 채권단이 더블스타와 끝내 매각을 강행하면 금호타이어는 브랜드사용 금지 소송 등 지루한 법정싸움으로 돌입한다. 발등에 불인 경영정상화와 신규투자, 재무구조 개선, 글로벌 시장개척 등은 심각한 차질을 빚는다. 소송과정에서 더블스타가 링에 타올을 던질 가능성도 높다.

산은은 더 이상 아집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 조기매각 강행시의 후폭풍도 고려해야 한다. 출범이 임박한 차기정부 경제팀이 금호타이어 매각문제를 새롭게 풀어가도록 해야 한다.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