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임원들이 '책임 경영'을 위해 앞다퉈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전일 임원 9명이 최소 200주에서 최대 4만6400주의 자사주를 각각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최근 한화투자증권이 도입한 '임원 주식보유 제도'에 따른 것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임원들이 최근 3년간 받은 급여 및 성과급 등 총 보수의 연평균 금액에서 일정 비율만큼 주식을 매입해 퇴임할 때까지 보유하는 방침을 마련했다.

매입비율은 직급에 따라 대표이사 150%, 본부장 100%, 상무보 이상 50%이며 매년 6월 말까지 개인별로 필수 주식수를 갖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A 상무의 평균 연봉이 2억원이면 50%의 비율을 적용한 뒤 그 해 기준주가(3566원)로 나눠 총 2만8050주를 보유해야 하는 것이다. 기준 주가는 이 회사의 전년도 6개월간 평균주가를 활용한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임원들의 주식보유를 제도화한 것은 업계 최초"라며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대표를 비롯한 나머지 임원들도 기한 내에 자사주를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처럼 의무화되지는 않았지만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이는 증권사도 있다.

동양증권은 지난달 26일 서명석 대표와 임원 16명이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서 대표는 620주를 사들이면서 보유 주식수가 종전 1만4870주에서 1만5490주(0.01%)로 늘어났다. 나머지 임원들도 각각 200~410주를 매입했다. 동양증권은 2012년 7월부터 책임경영과 자신감 회복 일환으로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삼성증권도 김석 사장이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 4000주를 대거 사들이면서 보유주식이 8000주(0.01%)로 늘어났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판단과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 표시"이라며 "투자자에게 신뢰를 주기 때문에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